11월12일 미니 앨범 ‘가십걸’로 데뷔한 여성 7인조 레인보우(김재경 오승아 고우리 노을 정윤혜 김지숙 조현영)는 무대 위 ‘엣지 있는’ 모습과 달리 수더분하고 순박했다.
‘코리안 휴머니즘’이란 외국 국적자도 없고, 멤버 어느 누구도 영어 예명을 쓰지 않는 점과 ‘친근함’을 가장 큰 미덕으로 삼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요정이 되려는 마음보다 망가질 각오가 앞선” 것도 그 배경이다.
“그렇다고 아이돌이길 포기한 것은 아니에요. 무대 위에서는 깜찍하고 상큼발랄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무대 밖에서는 가식 없고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려고 해요. 그래서 핑클, 카라 선배처럼 친근한 그룹이 되고 싶어요.”
레인보우는 핑클을 배출하고 현재 SS501과 카라가 소속된 DSP미디어에서 4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한 걸그룹이다. 2009년 기나긴 걸그룹 탄생 퍼레이드의 마지막 주자인 레인보우는 ‘고만고만한 걸그룹’이 되지 않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로 음악 관계자들에게 존재감을 심어주고 있다.
방송 리허설 때는 멤버마다 빨주노초파남보 각기 다른 색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고, 언론 인터뷰 등 공개적인 일정에는 이름표를 착용한다. 걸그룹은 무엇보다 멤버간 화합이 중요하다. 27일부터 숙소 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정기적으로 갖는 ‘반상회’를 통해 흉금을 털어놓는다. 데뷔곡 ‘가십걸’은 단어가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와 달리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을 꾸밀 줄 아는 여성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밝고 스타일리시한 사운드의 신스팝 스타일이다. 타이틀곡 경합을 벌인 ‘낫 유어 걸’은 SS501의 ‘아임 유어 맨’의 답가 형식.
“흔히 ‘가십거리’하면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우리는 좋은 이미지로, 좋은 일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자님들에게도 좋은 가십거리를 많이 제공해 드릴게요.”
레인보우는 처음부터 완벽하다기보다 한 뼘씩 커가는 성장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본 느낌이 어땠나요? 저희를 보고 똑같은 기분을 느끼도록 하겠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