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들’ 최지우의 변신 ‘고현정 욕했다고? 속이 다 후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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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7시 00분


최지우가 영화 ‘여배우들’ 속에서 고현정과 신경전을 벌이며 이전과는 다른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인터뷰에서도 최지우는 과거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듯, 대담한 답변으로 눈길을 모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최지우가 영화 ‘여배우들’ 속에서 고현정과 신경전을 벌이며 이전과는 다른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인터뷰에서도 최지우는 과거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듯, 대담한 답변으로 눈길을 모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속이 후련해요.”

영화 ‘여배우들’의 한 장면. 최지우와 인터뷰에 한창인 기자에게 고현정이 슬며시 다가가 이렇게 말한다. “뭐 좀 나와요? 나올 리가 없지. 솔직하지 못하니까….”

영화 시사회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던 기자 상당수는 ‘솔직히’ 박장대소했다. 그 웃음은 최지우와 실제로 그동안 인터뷰를 하며 ‘맺혔던 것’(?)이 고현정의 ‘촌철살인’같은 한 마디로 보상받은 듯한 심리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최지우는 그동안 ‘그리 솔직할 순 없었던’ 속사정을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여과 없이’ 밝혔다.

“(말을 하면) 앞머리 빠지고, 꼬랑지 빠지고…, 그래서 말을 차라리 안하게 됐던 것 같아요.”

이전까지의 모습은 그랬는지 몰라도 적어도 영화 ‘여배우들’ 속 최지우는 과거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던 ‘솔직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 모습은 낯설음과 신선함을 넘어서 어느 대목에서는 ‘대담하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최지우가 정말 달라졌음을 자연스레 느낀 것은 여기부터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실은 (왜 하겠다고 나섰는지) 후회했다”는 속마음을 인터뷰에서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줄은 몰랐다.

‘여배우들’에서 최지우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영화 예고편의 서막을 장식했던 상대역 고현정에 대한 험담이 대표적인 예. 고현정을 ‘X’이라 쏘아붙이며 ‘싸가지 없다’고 한 말이 다른 사람 아닌 최지우의 입에서 나왔기에 의외였고 놀라웠다.

이에 대해 그녀는 “겉으로 표현하진 못할 뿐, 속으론 (나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덧붙여 평소의 최지우였다면 당연히 삼키고 말았을 속내를 그것도 영화에서 말로 “뿜어내기가 적잖이 어려웠다”는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개봉(12월 10일)이 코앞에 닥친 지금도 최지우는 영화 ‘여배우들’의 출연 결정을 후회하고 있는 걸까. 그녀는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었으며, 이제와선 “속이 시원하기도 하다”고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 이후 한류의 정상으로 군림해온 그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 고루 퍼져있는 팬들은 그녀를 ‘히메’(공주)라 부른다. 팬들이 붙인 영광의 애칭은 한편으로 그녀를 옥죄는 구속이기도 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최지우는 항상 모범답안과도 같은 바른 말도 모자라 말수도 줄여야 했고, 그런 모습은 ‘깍쟁이 같다’는 선입견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정말 제 첫 인상이 그랬나 봐요. 영화 속 캐릭터는 감독이 설정한 것인데, 제가 봐도 정말 ‘얌체’거든요, 하하.”

이 영화 출연 이후 그녀도 모르게 달라진 것은 또 있는 듯했다.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결코 놓고 싶지 않던 것을 어느 정도는 ‘양보’하게 될 줄 알게 되는 것처럼. 최지우는 그 예로 ‘배우 이진욱과의 교제 인정’을 들었다.

“혼자 동굴에 살지 않는 이상 감수해야 하는 일이란 걸 깨달았어요. 사생활뿐만 아니라 때론 제게 큰 상처가 되는 말들 역시 그렇겠지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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