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환경단체들이 보존 노력을 펼치고 있는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서식지인 인천 남동 유수지. 사진 제공 EBS
인천 송도 갯벌의 관문인 남동 유수지는 희귀종 조류인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가 서식하는 습지다. 저어새는 한국이 고향이다. 봄∼초여름 한반도에서 태어난 뒤 늦가을에 일본, 대만, 홍콩 등지로 떠나지만 봄이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저어새는 세계에 2000여 마리만 있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EBS 환경프로그램 ‘하나뿐인 지구’는 ‘2009 한국의 습지보존 프로젝트, 그 현장을 가다’(17일 오후 11시 10분)에서 습지 보존 성공과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저어새의 고향 송도 갯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
11월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인천대에서 열린 ‘송도 저어새 번식지 보전을 위한 포럼’에 마쓰모토 사토루 일본저어새네트워크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그는 후쿠오카 시의 하카다만 갯벌 매립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곳은 저어새가 겨울을 나기 위해 들르는 쉼터.
남동 유수지도 매립 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환경단체들은 저어새의 최대 서식지인 이곳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립 공사로 송도와 하카다만의 습지가 사라지면 저어새는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저어새와 습지 보존을 위해 한일이 손을 맞잡기로 했다.
부산시는 쓰레기 매립장과 준설토 퇴적장이던 을숙도에 2001∼2005년 사업비 218억 원을 들여 인공습지인 ‘을숙도 철새공원’을 조성했다. 철새 도래지 보호와 생태계 복원을 위해 습지를 복원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수천 마리의 철새가 날아들던 그곳에는 이제 예전의 10%에 불과한 철새만 찾아든다. 낙동강에서 토사가 흘러들어 갈대가 자라는 등 습지가 육지로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마산 봉암 갯벌은 마산항 근처에 남은 작은 갯벌이다. 시멘트 공장을 세우기 위해 매립하려던 것을 시민들의 힘으로 막아냈다. 그 후 8년, 봉암 갯벌은 생태계의 보루가 됐다. 꾸준한 관리와 노력으로 이제 희귀한 바다 생물까지 발견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습지를 지켜가는 게 우선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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