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들이 돌아오고 후배들은 옛 명작을 되살린다. 또 전편을 뛰어넘을 속편들과 할리우드를 겨냥한 프로젝트도 계속된다.’
2010년 한국영화계를 전망한다면 이렇다.
○맹장들, 돌아오다
거장 임권택 감독이 선두에 선다. 임 감독은 20여년 만에 만나는 강수연 그리고 역시 그녀와 20년 만에 함께 하는 박중훈과 1 월 초 ‘달빛 길어올리기’ 촬영에 나선다. 한지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제작하는 영화로 세 월드스타들의 의기투합만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이창동 감독은 배우 윤정희를 오랜 만에 카메라 앞으로 불러낸 ‘시’를 선보인다. 60대 할머니가 시인을 꿈꾸는 삶의 이야기가 이창동 감독 특유의 화법으로 그려진다. 강우석 감독은 스릴러 영화 ‘이끼’로 정재영, 박해일, 유해진 등과 호흡을 맞춘다. 그동안 충무로를 대표해온 그의 귀환은 또 다른 흥행작의 귀환으로 기대감을 모은다. 비밀에 싸인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스릴러물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그의 변신은 또 한 번 주목받을 전망이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은 자신의 세 번째 사극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으로 조만간 관객을 만난다. 조선시대 이몽학의 난을 모티프 삼아 차승원, 황정민 등 선 굵은 배우들과 현란한 액션 장면에 도전했다.
곽경택 감독은 2002년 서해에서 벌어진 남북간 제2차 연평대전을 소재로 한 ‘아름다운 우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3D 입체영상으로 제작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은 더욱 높다. 이를 위해 곽 감독은 당시 전사한 장병들의 유족 및 군 당국과도 협의를 마친 상태다.
○중견들 리메이크로, 할리우드로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오래된 정원’의 임상수 감독,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은 한국영화계 허리를 받쳐주는 중견들. 이들이 각각 선배감독들의 명작을 새롭게 연출한다. 임상수 감독은 고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김태용 감독은 고 이만희 감독의 명작 ‘만추’를 리메이크하며 관객을 만난다. ‘하녀’는 전도연 이정재 서우를, ‘만추’는 현빈과 ‘색, 계’의 탕웨이가 각각 주연으로 나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해운대’의 윤제균, ‘폰’의 안병기 감독은 각각 할리우드로 날아가 해외 시장을 겨냥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윤제균 감독은 새로운 블록버스터를 연출키로 하고 미국 배우를 기용한 작품을 구상 중이다. 안병기 감독은 임프린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폰’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을 연출할 계획이다.
○형 만한 아우 있다
1월21일 개봉하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2’를 비롯해 ‘식객2-김치전쟁’ 등 전편의 인기에 힘입은 속편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주유소 습격사건2’는 전편의 김상진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주유소 사장’ 박영규가 또 다른 ‘습격단’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식객2-김치전쟁’ 역시 김치를 소재로 김정은과 진구가 요리 대결을 펼치며 우리의 맛을 찾아나선다. 이와 함께 ‘괴물’과 ‘마음이’, ‘넘버3’, ‘고사’ 등 흥행작들의 명성에 걸맞는 속편들은 각기 새로운 버전과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