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를 비로소 알기 시작한다는 지천명(知天命)의 여배우들이 주말극장 평정에 나선다. 이들은 2009년 주말 밤 시간대에 강세를 보였던 SBS의 이른바 ‘투톱 주말극’ 주인공으로 사이좋게 포진했다.
먼저 김해숙과 장미희는 김수현 작가의 새 작품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란히 출연해 관록을 과시한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두 사람은 사돈 지간이란 설정으로 등장하게 돼 연기 대결 또한 불가피하게 됐다. 그런가하면 김미숙은 김해숙과 장미희의 드라마에 앞서 방영되는 ‘이웃집 웬수’를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천만번 사랑해’ 후속으로 방영되는 이 드라마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동생 뒷바라지로 혼기를 놓친 올드미스. 방영 시기는 ‘인생은 아름다워’와 엇비슷한 3월로 잡혀있다.
왕년의 톱스타였던 세 사람은 50대를 넘어서도 예전에 버금가는 대중적 인기를 누릴 수 있단 것을 왕성한 활동을 통해 입증했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에 출연, 선 굵은 성격 연기를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은 김해숙이 대표적인 예다.
장미희와 김미숙 역시 마찬가지. 장미희는 2008년 KBS 2TV 주말극인 ‘엄마가 뿔났다’로 고은아 신드롬을 주도했고, 김미숙은 지난해 ‘찬란한 유산’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50대에 들어선 세 여배우들의 올 한해 안방극장 활약이 ‘단명’(短命)이란 강박감에 적잖이 시달리는 젊은 여배우들에게 큰 귀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