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은 조에족처럼 방송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원주민의 삶을 조명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사진 제공 MBC
소수의 마니아층만 본다는 인식을 깨고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다큐멘터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대중화를 이룬 대표 작품은 MBC ‘아마존의 눈물’이다. 8일 방송한 ‘아마존의 눈물’ 1부는 시청률 22.5%(TNS미디어코리아)로 이날 방송한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이 방송은 같은 시간대 인기 걸그룹이 나오는 예능프로그램(KBS2 ‘청춘불패’)과 연예인 부부가 출연해 밀도 높은 사생활을 털어놓는 예능프로그램(SBS ‘스타부부쇼 자기야’)보다도 시청률이 높았다. 지난해 12월 방송한 ‘아마존의 눈물’ 프롤로그도 15.7%였다. MBC 시사교양국 정성후 부장은 “과거에도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특정 계층이 있기는 했지만 시청률 10% 선을 넘기며 대중성을 확보한 것은 최근의 현상”이라며 “시청자 안목이 높아지고, 기획과 촬영 기간을 늘리면서 국내 다큐멘터리 제작여건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눈물’은 29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55분에 방송한다.
▽다큐 대중화시대 열리다=‘아마존의 눈물’처럼 1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大作)이 아닌 일반 다큐멘터리도 시청률 10%를 넘기며 호응을 얻고 있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MBC 스페셜이 지난해 12월 25일 방송한 ‘2009 가장 슬픈 이야기 풀빵엄마’의 시청률은 15.7%였다. ‘아마존의 눈물’ 프롤로그와 ‘풀빵엄마’는 방송이 나간 후 MBC 홈페이지를 통한 일일 다시보기 횟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MBC에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다큐멘터리가 다시 보기 1위에 오른 것은 두 프로그램이 처음이다. SBS 스페셜이 이달 3일 방송한 ‘출세만세’의 시청률은 10.3%였고 지난해 11월 13일 ‘브래지어 하고 계세요’는 12.2%였다. 지난해 초 KBS ‘누들로드’는 10% 안팎의 시청률을 올리며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다큐멘터리가 폭넓은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다양해진 소재와 형식에서 찾을 수 있다.
EBS 정지은 편성기획팀장은 “과거 국내 다큐는 고발이나 휴먼스토리 위주로 극히 일부의 장르만을 다뤘지만 이제는 웰 메이드 블록버스터급 다큐,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다큐 등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며 “앞으로는 수십억 원이 투자된 대작, PD가 직접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찍은 1인 다큐 등 다양한 방식의 프로그램이 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화질(HD) TV의 보급이 늘어 집에서 생생한 화면을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다큐멘터리 시청층이 늘어난 원인이다.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시청자층이 늘어나면서 하나의 다큐 소재를 여러 매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원 소스 멀티 유스’도 활발해지고 있다. ‘아마존의 눈물’은 방송에서 소개하지 못한 미공개 영상을 포함해 3월 말 영화관에서 개봉하고 이후 DVD로 판매할 예정이다. 정성후 부장은 “어린이를 위한 사진 위주의 책, 부족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동화책 등 다양한 출판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아마존의 눈물은 본방송 광고 판매만으로 제작비의 95% 이상을 회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누들로드’는 DVD, 책, 어린이용 교육 만화책으로 판매되고 있다. ‘누들로드’ 책에는 방송에서 못다 한 이야기와 사진 자료가 담겨 있다.
방송사들은 올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대작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다.
SBS는 생태위기의 툰드라를 조명하는 3부작 다큐멘터리 ‘툰드라’를 11월 방영할 예정이다. EBS는 2008년과 2009년 선보인 ‘한반도의 공룡’과 ‘한반도의 인류’ 시리즈를 이을 ‘한반도의 매머드’를 4월경 방영한다. KBS는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 강’을 11월경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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