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추노꾼은 정말 있었을까?’ 드라마 ‘추노’가 역사적 사실에 작가들의 상상력이 더해진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 | KBS
6일 방송한 ‘추노’의 첫 장면.
장혁 일행은 어느 저잣거리 주막의 방안에 숨어 살 길을 도모하던 도망 노비들을 덮친다. 그리고 이들 중 관노비는 관가에, 사노비는 해당 주인에게 데려가 그들에게 걸려 있던 상금을 받는다.
‘추노’에서 장혁과 김지석, 한정수는 팀을 이뤄 도망간 노비들을 전문적으로 추적해서 잡아 그 포상금으로 생활하는 추노꾼으로 등장한다. 마치 서부영화의 현상금 사냥꾼이나 현 시대의 흥신소처럼, 드라마 속의 추노꾼들은 관가나 노비를 소유한 양반들로부터 ‘추노’ 의뢰를 받고 도망간 노비를 붙잡는다. 과연 이러한 일이 조선 시대에 실재로 있었을까.
도망간 노비를 잡아들이는 ‘추노’란 행위 자체는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추노꾼들의 모습은 대부분 상상력이 바탕이 된 픽션이다.
극본을 맡은 천성일 작가는 “추노의 존재는 ‘조선왕조실록’과 ‘우리말 갈래사전’(한길사)을 참고했지만, 추노를 업으로 먹고 사는 전문적인 추노꾼은 상당 부분 작가의 상상력이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천 작가는 “관청에서는 주로 관노비를 잡아들이기도 바빴으니 사노비를 잡아들이는 일까지는 무리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광해군실록에서 보듯 집안의 노비 중 믿을만한 노비에게 추노를 명하거나 아니면 요즘의 흥신소처럼 궂은 일을 도맡아주는 사람이 (추노를)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이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천 작가가 참고한 ‘광해군일기’(광해 94권, 7년 윤8월2일)에는 ‘당초 같이 모의한 6인 중에 최시망은 추노의 일에 관련되어 남양에 갇혀 있고’란 부분에서 ‘추노’란 단어가 등장한다. 또 ‘인조실록’(인조 42권, 19년 9월5일)에는 ‘요즈음 나라의 기강이 해이해져 여러 궁가가 법을 무시하고 사심을 부려 각 읍에 도서를 보내서는 노비를 추쇄한다느니’라는 부분에서 역시 도망간 노비를 쫓는 ‘추노’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