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형진 ‘추노’ 스토리 토크쇼 발설 박명수도 ‘무한도전’ 아이템 공개 제작진 안내문 부착 등 입단속 나서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이 날 촬영에 대한 언급을 삼가주십시오. 제발 부탁드립니다.’
한 방송사 스튜디오 입구에 붙은 경고성 강한 안내문이다. 요즘 드라마에서 시트콤, 예능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출연자나 제작관계자들의 입단속을 하느라 난리다. 이유는 ‘스포일러’(영화나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미리 알려주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이다.
시청률 30%가 넘는 인기 드라마 KBS 2TV ‘추노’는 관계자들에게 스포일러 비상이 걸린 대표적인 프로그램. 문제는 1월 28일 방송한 ‘해피투게더’에 ‘추노’의 공형진과 데니안이 출연하면서 시작됐다. 방송에서 데니안은 자신의 ‘추노’ 출연이 끝났다고 밝혔고 같이 있던 공형진이 “9부(2월 3일 방송)에서 죽는다”고 친절하게(?) 소개했다.
시청자들은 “데니안의 발언 때문에 ‘추노’를 보는 재미가 반감했다”고 지적을 했고, 이런 발언을 편집하지 않은 ‘해피투게더’ 제작진의 부주의도 비난을 면치 못했다.
‘추노’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의 묘미는 다음 회에 대한 기대인데 스포일러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고 있다. 전에 비해 현장에서 입단속을 철저히 하자는 각성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일러로 인한 피해는 드라마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도 관계자들의 철통 보안이 필수가 됐다. 특히 MBC ‘무한도전’은 아이템 노출을 조심하고 있다. 박명수의 경우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비밀리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몇 차례 공개해 멤버들 사이에 ‘공공의 적’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 ‘무한도전’ 멤버들이 알래스카에 간다는 것도 준비 과정에서 공개돼 미션 수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제작진은 “당초 기획은 멤버들이 알래스카에 사는 김상덕 씨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템이 알려져 알래스카로 가기 전에 김상덕 씨가 있는지 여부가 밝혀지면 미션 수행의 의미가 없다”고 아이템 노출에 민감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 결혼했어요’ 역시 야외 촬영이 많아 내용이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촬영 현장을 찍은 사진이나 내용이 온라인에 방송 전에 등장해 관계자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은 보안이 철통같기로 유명하다. 3월 종영을 앞두고 지훈(최다니엘)·정음(황정음)·세경(신세경)·준혁(윤시윤)의 결말에 대한 예측이 난무하지만 출연자들도 정확히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고 있다.
‘하이킥’ 관계자는 “김병욱 PD와 작가들 외에 아무도 모른다. 출연자들도 궁금해 하지만 혹시나 모를 유출을 염려해 비밀로 하고 있다. 마지막 촬영이 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