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기 씨가 해주는 내레이션이야말로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백미가 아닐지…. 꼭 오래 남아서 우리 곁에 있어 주세요.”(시청자 유승석 씨)
“김C를 돌려주세요! 아니면 내레이션 없이 자막으로만 하든가. 저+와이프+딸 일동.”(시청자 박충우 씨)
최근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시청자 게시판은 내레이터를 두고 시청자 간 대결이 한창이다. 내레이션 관련 글만 하루에 20∼30건 올라온다. 이 프로그램은 내레이터로 방송인 김C를 선호하는 시청자와 영화배우 겸 연극인 김중기를 좋아하는 시청자가 뚜렷하게 갈린다. 이처럼 프로그램의 내레이터를 두고 팬들끼리 경쟁을 벌이는 일은 이례적이다.
‘걸어서…’는 시청자층이 얇은 토요일 오전 10시대에 꾸준히 7∼8%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여행지 소개 프로그램이다. 2005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후 지난해 가을 개편 때 제작비 문제로 폐지됐다가 시청자 요구로 올해 1월부터 다시 방송을 시작했다.
2006년 2월부터 김중기가 내레이션을 맡았고 2008년 2월 프로그램 개편의 일환으로 내레이터가 김C로 바뀐 후 지난해 10월 프로그램이 폐지될 때까지 그가 맡았다. 올해 1월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면서 내레이터가 김중기로 바뀌었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오강선 CP는 “올해 초 방송이 부활되면서 프로그램 초기로 돌아가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많아 김중기 씨에게 내레이션을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같은 여행 프로그램은 내레이터에 따라 프로그램의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 오 CP는 “이 프로그램은 PD가 직접 촬영하고 제작하고 원고를 쓰는 시스템인데, 김중기 씨는 프로그램을 촬영한 PD가 직접 원고를 읽는 듯한 느낌, 처음 여행을 가는 느낌을 주는 반면 김C는 편안하면서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전달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 중에 김C와 김중기 씨 팬이 반반씩 되는 것 같다”며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제작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 내레이터를 바꿀 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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