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10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MBC 인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 곧 막을 내립니다. 수많은 스타들이 나왔지만 '멜로 순재'를 연기한 배우 이순재 씨의 연기는 특히 빛났습니다.
(김현수 앵커) 올해로 데뷔 55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 씨는 드라마, 연극, 영화를 넘나듭니다. 얼마 전엔 토크쇼 MC도 맡았죠. 웬만한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순재 씨를 만났습니다.
<리포트>
야동 보는 할아버지에서 로또 맞은 대통령.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도 소화했고, 사랑에 빠진 멜로 역할도 문제없습니다.
KBS 새 토크쇼의 MC도 맡았습니다.
연기데뷔 55년, 배우 이순재 씨의 변신은 끝이 없습니다.
(인터뷰) 이순재 / 배우 "배우라는 것도 한 가지 유사한 역할을 반복하는 것처럼 지루한 게 없어요.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고, 결론이 뻔한 작업을 반복하는 건 아주 지루하고 싫다고."
올해 일흔 다섯. 배우 이순재 씨의 나이를 알면 모두 놀랍니다. 특히 엄청난 대사 암기력은 믿겨지지 않을 정돕니다.
(인터뷰) " 하이킥 같은 것도 내일 녹화할 게 (대본) 두 개가 안 나왔단 말이에요. 그럼 어떤 건 내일 현장에서 외어서 할 게 있는데, 그건 그 자리에서 외어서 넘어가야 되니까 암기력이 못 따라 가면, 그건… 물론 하기야 하겠지, NG 내면서. 근데 그건 벌써 꼴이 아니란 말이야.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걱정은 하곤 있지만 아직은 그런대로 버텨나가고 있어요."
과장된 동작 없이 눈빛으로 말하는 연기자. 후배들은 배우 이순재 씨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인터뷰) " 시트콤이라는 건 순간적인 표현이 대단히 필요하단 말이에요. 그게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인데, 극히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절묘하게 감정적 표현을 하는 거란 말이에요. 이런 것들은 그냥 가지곤 안돼. 나름대로 그걸 만들어 낼 수 있는 자기 이미지가 있어야 되고, 그런 건 젊었을 때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머리 속에 메모리가 많이 돼 있어야 해요."
배우 이순재 씨의 머리 속에는 대학시절 접한 유럽 예술영화 속 명배우들의 눈빛과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이른바 명문대 졸업 후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것은 당대 명배우들을 보고 느낀 예술적 충동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일관되게 끌고 와서 오늘날까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조건이지, 이게 무슨 요즘 스타들처럼 CF해서 돈 벌고 그런 직업이면 의미가 없죠. 더군다나 그 당시에 사회적으로 대단히 쳐주지 않는 직종 중에 하나인데, 인식이 최하의 직종인데, 이거 공부 제대로 하고서 할 리가 없단 말이지. 그러나 다른 우리의 가치관이 있었다. 바로 그건 아까 말했지만, 학생시절 받았던 영화적 작업에서 느꼈던 예술적 충격이란 말이죠. 저건 예술이다"
55년 동안 범인도, 형사도, 장군도, 왕도, 대통령도 됐습니다. 새롭게 해보고 싶은 역할이 또 있을까.
(인터뷰) "근래 와서 안한 게 일종의 미스테리야. 심리적인 노련한 수사관이라든지 이런 거 재밌을 것 같단 말이야. 악역도 괜찮아요. 잡다한 시정잡배 같은 악역배우 말고 마피아 보스 같은 거 괜찮지.(웃음)"
하이킥에 함께 출연한 배우 정보석 씨는 한 인터뷰에서 이순재 선생님은 연기의 어떤 경지에 오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정작 이순재 씨는 손사래를 칩니다.
(인터뷰) "경지라는 게 어딨어요. 지금도 부족한 게 많아요. 연기라는 건 끝이 없어요. 연기란 게 누구의 연기가 완성이다, 이건 얘기할 수 없는 거야."
언제까지 연기를 하고 싶은 지 물었습니다.
(인터뷰) " 두 가지 조건이에요. 써 줄때까지 하는 게 있고, 내 스스로 아, 이젠 안 되겠다 하는 게 바로 아까 얘기했던 암기력이에요. 내가 봤을 때 자꾸 치매기가 온다든지, 암기력이 쇠태해서 현업에 와서 후배들에게 누가 될 정도가 되면 관둬야 한다…"
동아일보 김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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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10-03-10 17:12:28
이순재씨의 연기는 그동안 많이 보고 있지만 그때 그때 상황이 바뀌는데 적응을 잘하고 유머도 뛰어나서 흥미를 더해주고 있어서 자주 보고 있어요 힘이 닿는다면 계속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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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0 17:12:28
이순재씨의 연기는 그동안 많이 보고 있지만 그때 그때 상황이 바뀌는데 적응을 잘하고 유머도 뛰어나서 흥미를 더해주고 있어서 자주 보고 있어요 힘이 닿는다면 계속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