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로 돌아온 흥행승부사 강우석 7개월 촬영기간 내내 두통약 투혼 연출작 다 흥행…아바타 재우겠다
그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충무로 최고의 흥행 승부사’ 혹은 ‘파워맨’으로 불리며 자신의 공언대로 ‘투캅스’ ‘실미도’ ‘공공의 적’ 등을 흥행시킨 주인공. 그래서 그 자신감은 과장으로 들리지 않았다.
7월15일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 ‘이끼’로 돌아온 강우석(사진) 감독은 9일 밤 기자들을 만나 비장한 목소리로 “다시 흥행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말을 아끼는 그가 이렇게 자신감을 나타낸 것은 지금까지 17편의 영화를 연출하는 동안 가장 힘겨웠던 1년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동안 ‘이끼’ 촬영하면서 강 감독은 언젠가부터 찾아온 두통을 이겨내기 위해 매일 하루 한 알씩 두통약을 삼켜야 했다. “스크립터의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내 약을 챙겨주는 것이었다”고 말한 그는 촬영 막바지엔 두통이 극심해져 결국 두 알씩 먹어야 했다.
강우석 감독은 그동안 시네마서비스라는 제작사를 겸한 충무로 토착 투자배급사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하거나 투자배급한 영화들은 흥행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강 감독은 다시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강우석 감독이 이렇게 다부진 각오로 나서는 ‘이끼’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끼’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폐쇄적인 한 시골 마을을 찾아든 청년(박해일)이 마을 이장(정재영) 등 낯선 주민들과 벌이는 이야기. 마을과 그 주민들 사이에 감도는 미스터리와 비밀을 파헤쳐가며 충격적 스토리를 펼친다.
강 감독은 스스로도 “정말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하고 “원작과는 또 다른 영화만의 맛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며 힘겨웠던 촬영 과정을 돌아봤다.
그는 최근 ‘아바타’를 보고 “충격과 좌절을 잠시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할리우드 영화를 잠재우고 ‘정리해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연출한 열 작품들이 할리우드 영화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듯이 ‘이끼’ 역시 그럴 수 있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이번에 ‘이끼’에서 강감독과 호흡을 맞춘 배우 정재영은 “두고두고 회자될 캐릭터와 연기”로, 그의 상대역인 박해일은 “그 형형한 눈빛”으로 관객에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강감독은 또한 ‘이끼’의 또 다른 배우 유해진 그리고 그의 연인 김혜수의 이야기를 꺼내며 “두 사람 모두 진지한 배우들인 만큼 아마 결혼하게 될 것이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이 알려지기 전에 “이미 그들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며 주례를 설 수도 있느냐고 넌지시 묻자 “아직 젊다”며 특유의 명확한 어조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