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직업이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엔 꽤 신빙성 있는 논리였다. 방시혁과 조영수는 ‘아이돌 열풍의 그 다음은 프로듀서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는 무엇일까.
디지털 음원 시대가 되면서 음반이 아닌 ‘1곡’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한 게 가장 큰 이유다. 두 사람은 “아무리 많은 홍보를 해도 노래가 그 수준을 맞추지 못하면 한계를 맞는다”며 “잘 만들어진 음악의 지속적 생산이 관건이고 이 열쇠는 프로듀서가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예측되는 프로듀서 시대를 미리 준비하듯 두 사람은 나름의 행보를 펼치고 있었다.
○ 조영수 프로젝트 앨범 ‘올스타’
최근 조영수는 셀프타이틀 앨범인 ‘올스타’를 발표했다. 앨범의 반응은 뜨겁다. 몇몇 가요 차트에서는 쟁쟁한 아이돌 그룹을 제치고 상위에 올랐다.
‘올스타’가 가요계에 시사하는 점은 프로듀서가 가수의 서포터가 아닌 ‘주연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팀발랜드’가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앨범을 내놓아 빌보드 차트를 휩쓴 것과 비슷하다.
조영수는 제작자의 의뢰로 곡을 쓰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노래에는 제작자의 의도가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소몰이’라고도 불렸던 미디엄 템포의 노래를 “한때 강요받았던” 그는 “일종의 탈출구이자 불만 해소의 창구로 프로젝트 앨범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스타’는 60%%가 대중적인 노래, 40%%는 그가 하고 싶은 노래로 채워져 있다.
“제 음악을 했는데 망했다고 하면, 더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잖아요. 때문에 6:4라는 나름의 황금비율이 만들어진 것이죠.”
○ 방시혁 ‘임정희의 부활 기대하라.’
2AM에 이어 작곡가 방시혁은 언제부터인가 보기 힘들어진 여가수 임정희(사진)를 화두로 꺼냈다. 그는 임정희를 두고 복귀란 표현이 아닌 “복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촉망받는 신예로 꼽혔던 임정희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진출을 준비했었다.
“물론 그동안의 미국 진출 시도가 임정희 본인의 의지였지만, 이제 어떤 식으로 그녀를 복권시킬 것인가는 정의가 됐습니다. 전혀 달라진 임정희를 기대해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