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세바퀴’와 SBS ‘강심장’. 각각 두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간판 상품’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40대 이상 중장년층 시청자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는 점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도 이제 ‘중장년층 잡기’에 달려 있는 셈이다.》
3월 15∼21일 지상파 3사의 시청률(AGB닐슨)을 보면 예능 1위는 KBS2 ‘해피선데이’(25.7%), MBC 세바퀴(21.9%), SBS 강심장(15.1%)이었다. 40대 이상 시청자 비율은 해피선데이가 46.6%, 세바퀴가 54.2%, 강심장이 50.8%였다. 중장년층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들이 간판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최근 MBC 예능 1위 자리를 세바퀴에 넘겨준 ‘무한도전’은 시청률이 19%였지만 40대 이상 시청자 비율은 34.8%에 그쳤다. 무한도전은 2008년 초 시청률 30%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매회 변하는 형식과 출연자들의 여러 별명이 중장년층에 낯설게 여겨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세바퀴의 김유곤 PD는 “중장년층을 잡아야 시청률 20%를 넘길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내용이나 과장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원용진 교수는 “‘1박2일’(해피선데이 코너)은 내용이 평이하고 자막도 쉬워 중장년층도 쉽게 볼 수 있으나 무한도전은 젊은 층 마니아 시청자 위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는 인터넷서 화제 만들지만 시청률 끌어올리는 것은 어른들 젊은층 프로도 중견 연예인 투입
아이돌 걸그룹 멤버 7명의 농촌 생활기를 그린 KBS2 ‘청춘불패’는 시청률 9.5%(40대 이상 시청자 비율 42.3%), 연예인들의 가상 신혼 생활을 그린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13.1%(26%)를 기록했다. 시청자가 젊은 층에 한정되면서 시청률 확산에 실패한 것이다.
중장년층이 예능 성공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프로그램 내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강심장은 방송 초기에 그룹 소녀시대, 2NE1, 빅뱅 등 아이돌을 출연시키며 10대 위주의 내용을 다뤘지만 최근 방송인 김혜영을 고정으로 투입하는 등 중장년층 시청자 확보에 나섰다. 연출 박상혁 PD는 “인터넷 화제를 만들고 게시판에 열심히 글을 올리는 것은 10대이지만 결국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중장년층”이라고 말했다. 올해 일흔 여섯 살의 원로배우 이순재는 20일 처음 방송된 KBS2 예능 토크쇼 ‘연대기-100인의 전설’의 메인 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중장년층이 시청률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등장한 데는 30대 이하의 시청자가 TV 외에 다양한 채널로 예능 프로그램을 접하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2009 방송매체 이용형태 조사’에 따르면 동영상 공유 전문 인터넷 사이트의 이용 비율은 10대가 67.3%, 20대 69.2%, 30대가 58.4%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40대는 31.2%, 50대는 11%, 60대 이상은 34.1%에 그쳤다. 30대 이하는 TV뿐 아니라 인터넷,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로도 많이 보기 때문에 시청률 집계에서 실제보다 낮게 잡히는 셈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