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서울지부가 5일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뒤 방송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 시간이 축소되고 뉴스 진행자가 교체됐으며 시사교양 프로그램도 잇달아 결방되고 있다. ‘뉴스데스크’ 등 일부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
19개 지역 MBC 노조도 7일 서울지부와 연대하며 파업에 들어가 전국 MBC 방송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MBC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남문 앞에서 서울과 지역 노조원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MBC 노조는 파업 특보를 통해 “오늘 전국의 MBC 조합원들이 하나가 됐다. 김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 △정권의 MBC 장악 과정 진상 공개 △방송문화진흥회 제도 개혁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사측은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업무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최기화 MBC 홍보국장은 “국장, 부장들을 통해 노조원들에게 업무 복귀를 지시하고 있다”며 “김 사장은 ‘방송 차질을 줄이기 위해 외부 카메라 인력 등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다음 주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주로 외주 제작인 드라마를 제외하고 예능과 시트콤에서도 방송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MBC는 파업 첫날부터 뉴스데스크를 55분에서 40분으로 줄이며 대부분의 뉴스 시간을 10분∼1시간 10분 축소했다. 뉴스데스크 진행자가 권순표 기자와 이정민 아나운서에서 권재홍 부국장으로 바뀌었다. MBC노조는 천안함 사건 관련 보도를 감안해 노조원 40여 명을 파업에서 뺐지만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결방도 이어지고 있다. 6일 ‘PD수첩’과 ‘MBC 프라임’이 각각 특선다큐멘터리 ‘중국 윈난 성 대나무 마을’과 메디컬드라마 ‘처방의 고수’ 재방송으로 대체된 데 이어 7일 ‘불만제로’도 ‘경제매거진 M스페셜’ 재방송으로 바꿨다.
8일 ‘자체발광’(오후 6시 50분)은 다큐멘터리 ‘인문기행, 중국’ 1편인 ‘베이징, 방(方)의 길을 걷다’ 재방송으로, ‘후 플러스’(오후 11시 5분)는 부산MBC의 다큐 ‘섬마을 아이들, 희망을 연주하다’로 대체할 예정이다.
지역 MBC는 자체 제작 비율이 20% 정도에 그치지만 노조원들이 연대 파업에 동참하면서 자체 제작했던 오락이나 정보 프로를 외주제작프로로 대체하고, 뉴스 시간을 축소하고 있다.
뉴스데스크 11.3 → 9.9% 정상 방영 드라마는 소폭↑
뉴스 프로그램 시청률의 하락도 빚어지고 있다. 4일 11.3%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전국 기준)을 보였던 뉴스데스크는 파업 첫날인 5일 10.5%로 내려간 뒤 6일 9.9%로 떨어졌다. 6일 오전 6시 ‘뉴스투데이’ 1, 2부는 1.7%, 4.4%의 시청률을 기록해 전 주(3월 30일)의 3.3%, 7.5%보다 떨어졌다. 6일 오전 10시 45분 뉴스는 3%, 낮 12시 ‘뉴스와 경제’는 1.6%, 오후 5시 뉴스는 0.9%, 6시 반 뉴스는 2.9%의 시청률로 지난주(3월 30일)보다 0.9∼3.1%포인트 하락했다. 6일 PD수첩을 대신해 방송한 ‘중국 윈난 성 대나무 마을’은 6.1%의 시청률을 기록해 지난달 30일 PD수첩(11.3%)보다 절반 정도 떨어졌다.
이에 반해 정상 방영한 드라마 시청률은 소폭 올랐다. 월화드라마 ‘동이’는 5일 14.7%, 6일 15.8%의 시청률을 올려 지난달 29일 12.7%, 30일 13.6%보다 상승했고, 일일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는 6일 10.7%, 20.1%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해 지난달 30일(10.6%, 18.5%)보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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