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위해 프랑스서 잠시 귀국 글 쓰며 운동의 중요성 깨달아 여행작가서 소설가로 변신 시도
‘도전!골든벨’, ‘세계는 지금’ ‘뉴스투데이’ 등을 진행하며 아나운서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던 그녀는 2007년 돌연 사표를 내고 마이크 앞을 떠났다. 그리고 스페인으로 날아갔다.
전 KBS 아나운서 손미나(38)의 이야기다. 세 나라를 전전하며 세 권의 여행기를 남긴 그녀는 이제 아나운서보다 작가라는 명함이 더 익숙해졌다.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기 위해 잠시 귀국한 손미나를 대학 강의실에서 만났다. 손미나는 늘 인터뷰를 하다 반대로 자신이 인터뷰를 ‘당하는’ 일은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다며 웃었다.
손미나는 어느덧 이 시대 ‘자유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녀를 보면, 그리고 쓴 글을 읽다 보면 문득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뱃속으로부터 불끈 치솟는다. 그래도 궁금하다. 떠나면 정말 자유로워지는 걸까?
“자유로워지기는 하죠. 하지만 자유가 100%% 좋은 건 아니잖아요. 책임을 질 줄 모르는 누군가에게는 짐이 될 수 있어요. 자유가 늘수록 짐도 늘어나는 거죠. 저처럼 직장을 뛰쳐나오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현실 속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봐요. 결국 마음에 달린 거죠.”
스페인, 일본, 아르헨티나를 거쳐 현재 손미나는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다. 이 말은 네 번째 여행기는 ‘프랑스편’이라는 의미이다.
“글을 쓰면서 운동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걸 알았죠. 아침에 눈 뜨면 걸어요. 공원도 걷고, 세느 강변도 걷고. 하루 최소 8km, 많이는 15km까지 걷죠. 돌아와서는 ‘건강식’을 챙겨먹고, 커피 한 잔 하면서 하루 일을 구상하죠.”
손미나는 최근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2007년에 결혼했지만 1년 여 만에 파경을 맞았다. 하지만 꿋꿋하게 이겨냈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났다.
“세상에 인생을 살며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죠. 누구나 넘어져요. 하지만 넘어졌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일어나느냐가 중요하죠. 전 이렇게 말해요. 넘어졌으면 실컷 울어라. 실컷 울고 났으면 일어서 다시 달려라. 왜냐하면 이겨내야 할 만큼 세상은 살아갈 가치가 있으니까.”
손미나는 40대 이후를 위해 인생의 그림 하나를 큼직하게 그려놓고 있다. 방송인 출신, 글 쓰는 사람, 세계를 돌며 습득한 문화, 외국어를 하나로 뭉뚱그려 뭔가 색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 “그게 뭐냐?”라고 물으니 “아마도 새로운 직업을 창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반기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통해 여행작가에서 소설가로의 변신도 꾀할 생각이다. 넘어지고, 실컷 울고, 다시 일어난 손미나는 더 강해지고, 더 자유스러워졌다. 비 온 뒤의 땅이 더 단단히 굳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