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 있는 미국 드라마(미드) ‘스파르타쿠스’ ‘V’ ‘프린지2’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1980년대 ‘전격 Z작전’ ‘에어울프’ 등이 미드 1세대, 2000년대 ‘CSI’ ‘프리즌 브레이크’ 등이 미드 2세대라고 한다면 ‘스파르타쿠스’ ‘V’ 등은 미드 3세대에 속한다.
1세대 미드는 그 자체가 신선한 볼거리였고 2세대 미드는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로 사랑을 받았다면 3세대 미드는 블록버스터급 제작 규모, 할리우드 유명 감독 영입, 연속식 스토리 구조 등 3가지 특징을 갖추고 있다.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의 노예 반란을 다룬 케이블채널 OCN의 ‘스파르타쿠스’는 마치 ‘글래디에이터’ ‘300’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작진은 20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장을 개조한 대형 스튜디오 3개를 마련했다. 연기자들이 대형 실내 스튜디오에 마련한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연기를 한 뒤, 준비된 그래픽과 합성시켜 고대 로마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스파르타쿠스는 지난달 23일 5, 6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2.47%(AGB닐슨)를 기록하며 케이블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1986년 국내에서 방송해 큰 화제를 모은 ‘V’는 24년 만에 리메이크판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일 채널CGV에서 첫 방송된 V는 파충류 외계인의 침략에 지구인이 대항한다는 줄거리는 원조 V와 같지만 발전한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를 앞세워 외계인의 대형 모선과 수송선 등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V는 지난달 2일 1회에서 최고 시청률 2.33%를 올렸다.
OCN의 미스터리 수사물 ‘프린지2’도 지난달 19일 첫 방송에서 1.19%의 양호한 시청률을 올렸다. 프린지2는 탄탄한 스토리의 미스터리 수사물이라는 점에서 제2세대 미드였던 ‘X파일’과 유사하지만 사람이 갑자기 폭발하거나 재로 변하는 등 기괴한 화면을 정교하게 제작해 사실감을 높였다. 프린지2는 120분짜리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비만 100억 원이 넘게 들었다.
박호식 OCN 채널팀장은 “아이리스, 추노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국내 대작 드라마가 없자 스케일이 큰 미드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미 대작 드라마들이 상호 대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못지않은 대작 미드는 주로 할리우드 유명 감독들이 연출을 담당하고 있다. ‘스파르타쿠스’의 연출은 영화 ‘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 감독이, ‘프린지2’는 영화 ‘스타트렉: 더 비기닝’, 미드 ‘로스트’의 J J 에이브럼스가 맡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톰 행크스가 제작자로 나선, 총제작비 2500억 원 상당의 대형 전쟁 드라마 ‘퍼시픽’도 다음 달 초 영화채널 스크린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스파르타쿠스’ ‘V’ 등은 한 시즌 동안 스토리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회별로 다른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CSI 등과는 달리 요즘 미드들은 한 시즌 동안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한 회라도 빼먹으면 내용을 온전히 파악하기 힘들다. 손승애 CJ미디어 콘텐츠구매팀장은 “요즘 인기 미드의 연속식 스토리 구조는 최종회를 기다리며 극의 전개를 점치는 것을 즐기는 한국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형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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