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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어떤 영화?
동아닷컴
업데이트
2010-05-24 03:39
2010년 5월 24일 03시 39분
입력
2010-05-24 02:57
2010년 5월 2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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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 스틸컷.
인간의 속죄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온 감독의 질문은 ‘시’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중학생 손자와 단 둘이 임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미자(윤정희)는 유난히 꽃을 좋아하는 소녀 같은 할머니. 꽃이 그려진 화려한 옷을 주로 입는 그녀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멋쟁이 할머니’라고 부른다.
병든 노인(김희라)의 간병인으로 생계를 잇던 미자는 우연히 동네 문화원에서 열리는 시 강좌를 듣게 되면서 주변의 사물과 일들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범하던 일상에 손자(이다윗)와 친구들이 벌인 사건의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미자는 평온함을 잃는다.
미자는 고통이 다가오는 순간마다 메모지를 꺼내 시를 쓰려고 한다. 토막토막 나뉘었던 그녀의 시상은 영화 말미 한 편의 시로 완성된다.
예순을 넘긴 관록의 배우 윤정희는 영화에서 소녀처럼 여린 감수성을 보여준다. 시 발표회나 회식 자리에서 목 놓아 우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면모가 드러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창동 감독은 글을 쓰기 전부터 주인공으로 윤정희를 염두에 두었을 정도. 그만큼 윤정희는 ‘시’의 주인공 미자와 같은 몸이다.
원로배우 김희라의 연기도 주목해볼만 하다. 거동이 불편해 간병인에게 의지해 살지만 죽음을 앞두고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해내는 과정은 시종일관 잔잔한 이 영화에 긴장을 불어넣는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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