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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외 관심없다”던 곽지균 감독, 자살…그는 누구인가?
동아닷컴
업데이트
2010-05-25 22:40
2010년 5월 25일 22시 40분
입력
2010-05-25 22:34
2010년 5월 25일 2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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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곽지균 영화감독
“어려서부터 내성적이고 취미가 없는 편이었는데 영화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영화감독사전’에서 발췌해 홈페이지에 실은 곽지균 감독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25일 대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겨울나그네’와 ‘젊은날의 초상’ 등의 곽지균 감독은 여기서 “작품을 만드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고도 말했다.
1954년 11월 대전에서 태어난 곽지균 감독은 56세의 길지 않은 생을 스스로 끊는 것으로 세상과 이별했다. 본명은 곽정균.
1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곽 감독은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토록 “영화보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았고, “작품 만드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그에게 차가운 현실은 결국 넘을 수 없는 벽이었을까.
서울예대 영화과를 졸업하고 1977년 조문진 감독의 ‘고가’ 등의 스크립터로 영화계에 발을 내디딘 그는 1981년 임권택 감독의 ‘우상의 눈물’과 명작 ‘만다라’의 조감독을 거쳐 1986년 ‘겨울나그네’로 연출 데뷔했다.
강석우와 이미숙, 이혜영과 안성기가 주연한 ‘겨울나그네’는 운명적 사랑의 이야기를 그리며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장차 한국 멜로영화의 또렷한 조류를 형성할 신인감독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기도 했다.
32세에 연출한 이 작품에 대해 곽 감독은 훗날 “20대 청춘에 대한 자전적 감성을 담았다”면서 자신이 아끼는 영화로 꼽았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에게 대종상 신인감독상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이후에도 곽지균 감독은 ‘두 여자의 집’과 ‘그후로도 오랫동안’ ‘젊은날의 초상’과 ‘장미의 나날’, ‘깊은 슬픔’ 등을 연출하며 짙은 감성과 서정적인 영상 등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1991년 ‘젊은날의 초상’으로 대종상 감독상을, 1992년 ‘걸어서 하늘까지’로 대종상 각색상을 받은 면모가 이를 확인시켜준다.
그는 그렇게 한국 멜로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한국영화사에 기록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새로운 기획과 젊은 감독과 기획자들이 나타나고 한국영화가 새롭게 중흥기를 맞으면서 곽 감독 은 현장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야 했다.
2000년 배두나와 김래원 등이 주연한 ‘청춘’은 그가 짙은 정사 장면 묘사 등으로 이전 작품과 다른 면모를 보였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한동안 침잠하던 그는 2006년 지현우와 임정은이 주연한 ‘사랑하니까, 괜찮아’를 연출했다.
그리고 ‘사랑하니까, 괜찮아’는 곽지균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 되고 말았다.
한때 재기 가득한 대표적인 감독으로서 자리잡았지만 이제 50대 후반이 되어 여전히 영화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던 곽지균 감독.
그가 남겼다는 “일이 없어 괴롭다”는 유서 내용은 끝내 놓을 수 없었던 바로 그 애정이다.
하지만 그 애정을 지켜줄 사람이 주변에 없었던 것일까.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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