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8월, 참혹한 전쟁의 포연 속에서 71명의 학도병들은 서로를 기대며 전장에 나섰다. 임무를 위해 그들은 젊은 목숨을 기꺼이 바쳤고 60년의 시간이 흐른 뒤 되살아난 그 비장한 이야기는 주연배우 권상우에게 많은 가르침을 줬다. ● “‘포화속으로’ 세계무대서 성공할 수 있다”
권상우가 탑(최승현), 차승원, 김승우와 함께 주연한 ‘포화속으로’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포드대 커버리 오디토리움에서 공개됐다.
이날 상영회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문제를 연구하는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가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마련한 자리. 아태연구소는 상영회에 앞서 한국전쟁 사진전을 여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상영회에는 스탠포드대 학생 등 현지인들과 유학생, 재미교포 등 350여명이 참석했고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권상우와 연출자 이재한 감독, 미국 유명 영화평론가 스콧 폰다스, 존 R. 스티븐스 씨를 비롯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 아태연구소 다니엘 C. 슈나이더 교수 등이 의견을 나눴다.
상영이 끝난 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일제히 박수로 제작진의 열정에 답했다. 스탠포드대서 철학을 전공하는 세바스티안 굴드(21)는 “훌륭한 영화”라며 “전쟁의 참담함에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묘사했다. 전쟁의 참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화평론가 스콧 폰다스도 “기술적으로나 스토리면에서나 훌륭하다”면서 “인물들의 이야기와 전쟁신이 잘 어우러졌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작비 규모 110억원의 ‘포화속으로’가 “마치 그 50배를 들여 만든 것 같은 영화”라며 할리우드 전쟁영화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스콧 폰다스는 권상우에 대해 “극중 반항적인 눈빛과 담배를 꼬나문 표정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마치 제임스 딘이나 장 폴 벨몽드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극중 이야기와 같은 시기, 치열했던 낙동강 전선에 나섰던 참전용사인 존 R. 스티븐스 씨도 “훌륭한 영화였다. 완성도가 놀랍다. 배우들의 연기도 마찬가지다”며 권상우의 연기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학도병들의 이야기가 사실적이었다”며 감회에 젖었다. ● 권상우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촬영”
이 같은 호평에 권상우 역시 만족해했다. 이런 만족감은 ‘1000만 영화’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졌다. 그는 상영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 사이에는 850만 관객이 들면 망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의 이야기다. 1000만 관객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라며 흥행을 기대했다.
무엇보다 그는 “전후세대로서 전쟁의 참담함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영화를 통해) 전쟁의 공포와 참담함, 분단으로 인해 늘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현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연기를 펼치는 데 자신의 아내 손태영이 준 도움에도 고마워했다. 그는 “든든하고 편안하다”며 손태영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한편 충남 논산 신병교육대 조교로 군 생활을 마친 권상우는 이날 당시 훈련병과 재회한 뒤 “당시 훈련병이 지금 스탠포드대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권상우는 이날 젊은 아시아계 관객들로부터 사인 공세를 받으며 인기를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