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하면서 느낀 전쟁의 공포 관객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신병훈련 조교로 군 복무마쳐 총검술 - 사격자세 촬영때 도움”
지난달 27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스탠퍼드대 커벌리 오디토리엄에서 한국 영화 ‘포화 속으로’의 시사회와 토론회가 열렸다.
이 영화는 1950년 8월 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수백 명의 북한 정예군과 71명의 남한 소년학도병 사이에서 벌어졌던 12시간의 전투를 다룬 실화극.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는 60주년을 맞은 6·25전쟁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이재한 감독과 주연을 맡은 권상우, 미국의 참전 장교 등이 참석했으며 이 감독과 권상우의 기자 간담회도 함께 열렸다. 권상우는 이 자리에서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이 영화를 통해 내가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꼈던 전쟁의 공포를 관객들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총제작비 113억 원이 투입됐으며 16일 국내 개봉한다. 차승원 김승우, 그룹 ‘빅뱅’의 멤버 최승현 등이 출연했다. 아래는 권상우와의 일문일답.
―어떤 점에 끌려 출연 결정을 하게 됐나.
“올해는 6·25전쟁 60주년이 되는 해다. 전쟁 영화 중에서도 오락적인 면보다는 인간적인 면을 담은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그런 영화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단순히 군인으로 나와서 싸우는 영화였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에서 미성숙한 소년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조국을 지키기 위해 단결하고 적에 맞서는 모습이 굉장히 슬퍼 보였다. 그런 모습이 그 어떤 멜로 영화보다도 더 슬프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에 출연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6·25전쟁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나.
“배우가 되기 전에 군 복무를 마쳤지만 직접적으로 전쟁을 경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참담함을 100%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밖에서 볼 때 남북이 갈라진 불안정한 나라로 인식된다는 사실은 어린 학생들과 달리 잘 이해하고 있다.”
―학생들이 정말 전쟁의 공포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군대라는 곳에 발을 내디디면 한민족이라는 단체감, 믿음, 이런 것들이 생긴다. 내 경우 그런 경험이 사회생활을 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훈련소에서 신병훈련 조교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훈련소에서의 경험이 영화 촬영에 도움이 되었나.
“촬영할 때 총을 들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조교 시절에 가르쳤던 제식훈련들이 다 기억이 났다. 그래서 쉬는 시간이 있으면 다른 배우들 앞에서 총검술이나 사격 자세의 시범을 보이고는 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총에 대한 지식이 있다 보니 촬영할 때 너무 말이 안 되는 상황으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촬영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실제 사건이 일어났던 때가 8월이다. 그런데 영화 촬영을 11월에 시작했다. 엄동설한에 촬영을 했는데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 추워 보이면 안 되는 등 있는 그대로 재현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힘든 순간에도 영화가 공개될 날을 기대하며 즐겁게 촬영했다.”
―지난번 ‘포화 속으로’ 쇼케이스에서 “영화 ‘아바타’를 이기고 싶다”고 말했는데….
“왜 내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웃음) 이재한 감독을 믿기 때문에 굉장히 자신 있다. ‘포화 속으로’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의 이야기이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분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교육적인 측면에서 더 많이 봤으면 한다. 요즘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는데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들을 보면 조금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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