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의 주인공 이장우를 맡은 소지섭은 요즘 “멜로를 전투처럼, 전투를 멜로처럼” 찍는 촬영의 연속이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잔인하게 엇갈리는 세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로드 넘버원’에서 소지섭은 수연 역의 김하늘과 애절한 사랑연기를 펼치고 있다.
28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소지섭은 극중 캐릭터에 대해 “단순하게 하나만 생각하는 것이 같다. 김하늘이 연기하는 수연을 단순히 여자가 아니라 어머니와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실제로 해바라기 같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소지섭은 김하늘과 농도 짙은 애정신이 예고돼 있다. 그는 “이렇게 키스신이 많은 작품은 데뷔 후 처음”이라며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격한 애정신이 많다. 오히려 하늘 씨가 덤덤하게 촬영해줘서 잘 넘어갔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전쟁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애정신이 많은 것에 대해 “수연과 장호가 처절하게 사랑하는 것을 전제로 시작한다. 긴박한 전쟁에서 두 사람의 멜로가 약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소지섭은 요즘 개인 기획사를 세워 혼자 활동하는 점과 나이가 들수록 일(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져 고민이라고 했다.
“부담과 책임이 막중해지더라고요. 모든 것을 혼자 판단하고 그것을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많은 걸 배웠죠. 그리고 얼마 전까지 ‘사랑이 먼저냐, 일이 먼저냐’를 고민했을 때는 사랑이 먼저였어요. 지금은 일이에요. 사랑보다 일이 먼저라도 느껴질 때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나이는 서른 중반이 되니까 연기 할때 도움이 돼서 좋은 것 같아요.”
소지섭은 올해로 서른넷이다. 결혼에 대해 생각할 나이다. 지난해 12월 연예계를 깜짝 놀라게 한 동료배우 ‘한지민과의 결혼설’을 겪으면서 사랑보다는 일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그 때문에 힘든 시간도 보냈고.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연락도 할 수 없었어요. 그 후로 연락도 끊겼어요. 출처도 없는 소문에 어떻게 대처하고,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열애설도 아닌 결혼설은 남자인 나도 충격이었는데 여자에게는 더 치명적이죠. 이제는 진짜 여자를 만나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소지섭은 나이가 더 들면 장우 역을 더 이상 맡을 수 없을 것 같았고, 자신이 연기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초반 시청률이 한 자리수가 나와도 괜찮아요. 이제 10분의 1이 방송됐을 뿐이에요. 그러니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단정 짓고 정리해버리지 말아주세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