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케이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매출이 지상파를 처음으로 넘어서며 방송 시장의 판도가 지상파에서 유료방송 쪽으로 옮아가는 양상을 보였다. 지상파의 방송 매출은 감소한 데 비해 PP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매출은 증가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54개, PP 201개, SO 102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19개, 위성 DMB 1개, 위성방송 1개 등 총 378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2009년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을 30일 발표했다.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은 매년 말 사업자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집계 분석한 결과로 방통위가 6개월 이내에 공표한다.
○ 방송 시장 소폭 성장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송 시장 규모는 8조8557억 원으로 2008년 8조5104억 원보다 4.2% 증가했다. 시장 침체로 광고 수입은 줄었으나 수신료 수입과 프로그램 판매, 협찬, 홈쇼핑 송출 수수료 등 기타 방송 수입이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이 성장했다. 광고 수입은 전년 대비 10.5% 줄어든 데 비해 수신료 수입은 6.9%, 기타 방송 수입은 17.3% 늘었다.
매체별로는 지상파와 케이블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상파는 KBS와 EBS만 매출이 소폭 증가했을 뿐 MBC, SBS, 지역방송사 등은 모두 감소했다. 전체 지상파 매출은 3조2562억 원으로 2008년 3조4459억 원에서 감소했다. 주 수입원인 광고 매출이 12.7%나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전체 방송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상파가 40.5%에서 36.8%로 줄어들었으나 PP는 34.1%에서 37.3%로 늘어나 PP가 처음으로 지상파를 넘어섰다. SO도 19.7%에서 20.4%로 비중이 높아졌다. 지상파의 매출은 KBS(1조2720억 원), MBC(6486억 원), SBS(5376억 원)의 순으로 집계됐다.
○ 지상파 광고 비중 70% 이하로
광고 시장에서 지상파는 지난해 1조9183억 원의 수입을 올려 2008년 2조1980억 원에서 2797억 원(12.7%) 줄었다. 지상파는 2008년 광고 시장에서 70%를 차지했으나 2009년에는 68.2%로 떨어졌다. PP의 비중은 25.8%에서 27.3%로 늘어났다.
지상파 3사의 광고 수입을 보면 MBC가 2008년 5680억 원에서 지난해 4496억 원으로 20.8% 줄어 가장 감소 폭이 컸다. SBS는 4807억 원에서 4143억 원으로 13.8%, KBS는 5326억 원에서 5203억 원으로 2.3% 줄었다. 3사의 광고 수입은 1조3842억 원으로 전체 방송광고 수입 2조8136억 원의 절반에 가까운 49.2%를 차지했다.
PP의 경우 5개 홈쇼핑채널이 1조914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PP 시장에서 58%를 차지했다. CJ미디어, 티캐스트 등 194개 일반 PP 채널은 전년 대비 533억 원(4.5%) 증가한 1조2494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YTN, 매일경제TV 등 2개 보도전문채널은 전년 대비 101억 원(6.9%) 줄어든 1369억 원의 매출을 보였다.
CJ 계열, 티브로드 계열 등 여러 개의 채널을 운영하는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는 홈쇼핑을 제외한 전체 PP 매출의 68.5%를 차지했다.
SO 시장에서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중 상위 3개사(티브로드, CJ, 씨앤앰)의 매출이 1조1446억 원으로 전체 매출(1조8045억 원)의 63.4%를 차지해 3강 체제 양상을 보였다. 이상희 방통위 이용자보호국 시장조사과장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였는 데 비해 방송 시장이 4.2%의 매출 성장을 보인 것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PP가 처음으로 지상파의 시장점유율을 추월하는 등 유료 케이블방송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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