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 스토리 3’는 담담히 이별을 고하는 장난감들의 미소를 보여주며 관객을 울린다. 사진 제공 SPBV코리아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흐른다 해도…우리 우정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야….”
랜디 뉴먼이 부른 주제가 ‘You've Got a Friend in Me’. 구수한 목소리가 잦아들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우정이 변해 버린 공간의 쓸쓸한 풍경이다. 8월 5일 개봉하는 ‘토이 스토리 3’는 2편이 제작된 지 11년 만에 나온 시리즈 완결편. 컴퓨터그래픽(CG) 애니메이션 시대를 열었던 1편 이후 15년이 흘렀지만 지나간 시간을 11년으로 설정해 1편에서 여섯 살이었던 장난감들의 주인 ‘앤디’를 열일곱 고교졸업반 학생으로 그렸다. 갓난아기 때 만난 카우보이 장난감 ‘우디’(목소리는 톰 행크스)와 앤디의 이별이 3편의 줄거리다.
대학에 들어가 집을 떠나게 된 앤디. 방을 정리하다가 장난감 상자에서 우디만 꺼내 짐에 싣고 나머지는 창고에 넣기로 한다. 어머니의 실수로 우주비행사 장난감 버즈(팀 앨런)를 비롯한 우디의 오랜 친구들은 마을 탁아소에 기부된다. 친구들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 우디는 탁아소에서 뜻밖의 위기에 처한다.
주인이 성장하면 장난감은 외로워진다. 어두운 상자 속에 갇혀 다 큰 앤디를 그리워하던 장난감들은 쓰레기봉투에 넣어져 용광로로 향할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그래도 벼룩시장과 대청소에서 여러 번 살아남았잖아. 앤디는 우리를 진심으로 아껴 줬어….”
“놀아주지 않아도 같이 있기만 하면 행복하다”던 장난감들. “고맙다”며 손을 흔드는 앤디의 마지막 인사는 어린 시절 늘 손에서 놓지 않았던, 하지만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 모를 어린 시절 장난감들의 기억을 하나하나 떠올리게 만든다. 유년기를 함께 보낸 장난감에 작별 인사를 해본 사람은 드물다. ‘토이 스토리 3’는 픽사와 디즈니가 관객들을 대신해 장난감들에게 전하는 작별 인사다.
2006년 픽사를 인수한 디즈니가 얻은 것은 세계에서 으뜸가는 CG 기술이었다. 픽사는 무엇을 얻었을까. 그것이 사람을 행복하게 웃기고 울릴 수 있는 ‘이야기’였음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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