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 배삼룡, 백남봉. 평생을 국민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안겨준 한국 코미디계의 거목들과 폐암과의 ‘악연’이 계속되고 있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은 ‘코미디의 황제’ 고(故) 이주일은 2002년 8월 경기도 일산 국립암센터 중환자실에서 6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001년 11월 한양대병원에서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한 지 11개월 만에 끝내 생명의 끈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주일은 폐암으로 숨지기 직전 폐암 말기 환자의 모습으로 금연공익광고에 출연해 “담배, 그거 독입니다”라고 설파해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가인 고 배삼룡도 2007년부터 3년 간 폐암으로 투병 생활하다 2010년 2월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70년대 구봉서, 고 서영춘 등과 함께 국민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고인이기에 사망 소식은 더욱 마음을 애달프게 했다.
29일 별세한 백남봉도 폐암의 희생양이 됐다. 폐암 진단을 받고 2년 여간 경기도 한 재활원에서 요양한 고인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30여 년간 매일 담배를 피운 백남봉은 각종 호흡기 질환에 시달렸지만 1988년 담배를 끊은 이후 생활 체육을 꾸준히 즐기는 등 건강한 생활을 유지했다. 하지만 2008년 늑막염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폐에서 암세포가 발견됐고, 안타까운 결말로 이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