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개봉 ‘아저씨’서 첫 단독주연 맡은 원빈前특수요원 출신 전당포 주인 역…납치된 이웃집 소녀 구하러 나서“찌르고… 베고… 너무 잔인하다고?…주인공 감정 전달한 또 다른 언어”
영화 ‘아저씨’의 주연을 맡은 배우 원빈은 “‘꽃미남’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세월이 흐른 만큼 당연하다”며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힘들다. 내 나이 때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번지점프를 처음 할 때는 그 느낌을 잘 모르기 때문에 뛰어내릴 수 있어요. 오히려 다시 한 번 더 번지점프대에 서면 공포감을 더 느끼죠. 단독 주연이 처음이라 오히려 부담감에서 자유로웠어요.”
4일 개봉하는 영화 ‘아저씨’에서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은 배우 원빈(33)이 ‘아저씨’가 돼 돌아왔다. 촬영 때 너무 ‘젊은 아저씨’로 스태프의 놀림을 자주 받았다는 그를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997년 KBS 드라마 ‘프로포즈’로 데뷔한 후 줄곧 그를 따라다닌 수식어는 ‘꽃미남 스타’였다. 14년의 짧지 않은 경력이지만 영화 출연작은 ‘킬러들의 수다’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 형’ ‘마더’에 이어 ‘아저씨’까지 5편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화려한 외모와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소박한 배우론을 펼쳤다.
“많은 작품보다는 꾸준히 오랫동안 가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먼 훗날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배우가 된다면 그것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아저씨’는 연기인생의 전환점이 될 정도로 캐릭터가 강한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전직 특수요원으로 세상을 등진 채 전당포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차태식 역을 맡았다. 태식은 유일한 친구이자 말동무인 이웃집 소녀 소미(김새론)가 범죄에 연루된 엄마와 함께 납치되자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그는 전직 특수요원이라는 설정에 어울리게 119분의 러닝타임 중 상당 부분 총과 칼을 들고, 때로는 맨손으로 절도 있는 액션을 선보였다. 그는 “영화에서 태식의 액션은 그의 억눌린 감정을 드러내는 또 다른 언어다”라고 설명했다.
원래 태식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이정범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그린 태식의 캐릭터는 40, 50대에 배도 나오고 수염도 거뭇거뭇 기른 ‘진짜 아저씨’였다. 하지만 그가 적극적으로 이 배역을 원했고, 결국 그의 차지가 됐다.
내친김에 아직도 대사 처리가 어눌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어떤 것이 어눌하다는 거냐”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계속 작품을 할 테니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죠”라며 “영화를 찍고 나서 한참 후에 봐요. 당장은 화면 속의 내 모습이 낯설고 민망해 모니터를 자주 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18세 이상 관람가로 아이들의 장기를 적출하는 내용이나 10여 명의 범죄조직원과 태식이 대결하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지적도 있다.
“관객들이 이미 다른 영화에서 이런 장면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크게 잔인하다고 느끼지 않았어요. 그 장면들은 태식이의 감정 표현이고, 태식이의 상황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영화 촬영이 없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책도 읽고, 조조 영화도 보러 가고 운동을 하는 등 평범하게 지낸다”며 “특별히 사생활이 있어야 언론에 노출이 될 텐데, 특별히 사생활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니까 노출될 일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낮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다 함께 CF에 나온 배우 신민아와의 관계에 대해 묻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접 확인해 보세요. 사람이 한 번 만나서 어떻게 사귈 수가 있어요.(웃음)”
그는 이어 “자연스럽게 등장하면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며 스캔들이 나고, 자연스럽게 못 하면 연기를 못했다거나 안 어울린다고 해요. 어디에 기준을 두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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