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아이돌 그룹이 강세를 보이면서 2∼3년차 신인급 가수들에 편중됐던 가요계 무게중심이 10년 경력의 가수들이 잇달아 컴백하면서 모처럼 신구의 균형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가요계로 돌아온 ‘허리’들은 16년차 가수 DJ DOC를 비롯해 12년차 조성모와 코요태, 11년차 환희와 플라워, 10년차 보아 등이다. 이들과 함께 로티플스카이, 바비킴, 세븐, 채연, 장윤정 등도 이제 데뷔 10년을 앞두고 있다.
이들의 복귀로 인해 아이돌 가수와 댄스음악 일색이던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이 다양한 연령대의 가수,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고루 채워지고 있다. 6집 ‘허리케인 비너스’를 내고 5년 만에 돌아온 보아는 “오랜만에 돌아와 방송환경이 많이 바뀌어 어색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했는데, 예전에 함께 활동하던 분들이 많아 부담 없이 잘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9년의 공백 끝에 ‘노 웨이’로 돌아온 로티플스카이도 “DJ DOC, 조성모 등 과거 함께 활동했던 선배들과 다시 활동하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요계는 신인급 가수들이 음악방송 출연자의 대부분을 차지해, 그들보다 선배인 가수들은 어색하고 멋쩍은 기분을 느끼는 일이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2월 3집을 발표하고 활동에 나섰던 신화의 신혜성은 당시 인터뷰에서 “큐시트(출연순서표)를 보고 내가 가장 경력이 많은 선배여서 깜짝 놀랐다. 아직 한창 선배들과 함께 활동할 시기인데, 최고참이 됐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가요계의 ‘두툼한 허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데뷔 20주년을 맞은 신승훈, 박상민, 박효신, 성시경, 김종국, 싸이 등이 차례로 가요계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SM엔터·키이스트·에스플러스엔터·부다사운드·오스카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