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뉴 페이스’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남자배우 위주의 배우를 기용한 이른바 ‘남자 영화’가 넘쳐나고 그에 따라 여배우들의 활약이 비교적 미미해 보이는 상황에서 신인급 여배우에 대한 목마름은 여전하다. 더욱이 일부 톱스타급 여배우들이 스크린을 장악할 경우, 차세대 여배우들에게 기회란 많지 않기 마련이다.
올해 가을 스크린에 등장하는 신인급 여배우들이 반가운 까닭이다. 21일 개봉하는 ‘참을 수 없는.’의 한수연을 시작으로 28일 개봉작 ‘나탈리’와 ‘맛있는 인생’의 박현진과 이솜, ‘어쿠스틱’과 11월18일 선보이는 ‘페스티발’의 백진희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또 현재 호평 속에 상영 중인 ‘방가?방가!’의 신현빈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제각각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렸거나 이제 갓 한 두 작품을 통해 관객을 만나 본격적인 연기 행보를 걷기 시작한 신예들이다.
한수연과 박현진은 각각 ‘참을 수 없는.’과 ‘나탈리’를 통해 신인급으로서는 쉽지 않은 노출 연기를 펼쳐냈다. 한수연은 무료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다 남편의 직장동료와 묘한 감정을 교감하고, 박현진은 자신을 사랑하는 조각가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특히 박현진은 3D 멜로영화를 표방한 ‘나탈리’에서 신인으로서는 과감하고도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선보인다.
섹스코미디를 표방하는 ‘페스티발’의 백진희는 발랄한 여고생 역을 맡아 짝사랑하는 어묵 장수 류승범에게 도발적 러브콜을 보낸다. 지난해 이주노동자의 아픔을 그린 ‘반두비’를 통해 주목받은 백진희는 ‘어쿠스틱’을 통해서는 순수한 청춘의 이미지를 발산한다.
영화 ‘맛있는 인생’의 이솜은 2008년 케이블채널 엠넷의 ‘체크 잇 걸’을 통해 발탁돼 패션모델로 활동하다 스크린에 데뷔했다. 스무 살 여대생 역을 맡아 20년 전 추억을 찾아온 영화 제작자 류승수와 상큼한 로맨스로 빠져든다.
‘방가?방가!’의 신현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신예. 배우에 대한 오랜 꿈을 스크린을 통해 펼쳐내며 매력을 과시한 뒤 충무로 관계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이들 신인급 여배우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인을 내세운 영화의 성공에 따라 더욱 폭넓은 배우층을 형성해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낼 작은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