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씨름판을 호령했던 두 사람이 20년 만에 서로의 샅바를 맞잡고 세기의 대결을 펼쳤다.
강호동과 이만기는 14일 오후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2일’)을 통해 다시 모래판 위에 섰다. 민속 씨름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전설의 만남은 본인들에게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씨름을 사랑했던 중장년 시청자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신세대에게는 예능인으로 더 가깝게 다가온 두 사람의 스포츠맨십을 볼 수 있던 이색 이벤트였다.
3전 2선승제로 시작한 재대결의 결과는 2-1로 선배 이만기 승. 첫판은 먼저 기술을 건 이만기의 승리, 둘째판은 들배지기로 이만기를 모래판에 내려 꽂은 강호동 승리, 세 번째 판은 서로 한쪽 다리로 버티는 숨 막히는 힘겨루기 끝에 이만기 승리로 돌아갔다.
두 사람의 대결은 1990년 이만기가 은퇴 직전 가진 제44회 백두장사 결승전 이후 20년만이다. 당시 이만기가 강호동을 꺾고 은퇴를 선언했다.
강호동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0대로 돌아간 기분이다. 두 번째 판에 제가 샅바를 유리하게 잡을 수 있게 살짝 배려해주시는 이만기 선배님의 마음을 느꼈다. 제 마음 속의 영웅 이만기는 전설이 아니라 현실에 살아있었다”고 말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을 재빨리 닦으며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고 얼굴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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