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창사 20주년 특집 다큐 ‘최후의 툰드라’가 청동기 시대부터 서시베리아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한티족을 방송 사상 최초로 공개해 호평을 얻었다.
‘잘 만든 다큐멘터리, 드라마 인기가 부럽지 않다.’ SBS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 SBS가 창사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방송에서 다뤄진 적이 없는 툰드라의 사계절을 카메라에 담은 4부작 다큐가 요즘 어지간한 드라마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처음 방송한 다큐멘터리는 1부 ‘땅의 노래’와 2부 ‘툰드라의 아들’ 편에서 각각 12.3%와 12.2%(AGB닐슨미디어조사 결과)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일요일 밤 11시에 방송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시청률이다.
‘북극 아래 첫 번째 땅’이라 불리는 시베리아의 툰드라는 1년 중 7개월은 기온이 영화 50∼60도까지 떨어지고, 여름에는 동물들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모기가 들끓는 험한 자연환경이다. 제작진은 제작비 9억 원, 13개월의 사전조사, 300여일의 현지 촬영 등을 통해 수준 높은 ‘웰메이드 다큐멘터리’이란 평가를 들었다.
그동안 TV에서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툰드라 유목민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이미 방송한 1∼2부에 이어 28일 방송하는 3부, 12월5일 방송하는 4부는 곰을 숭배하는 원주민 한티족의 이야기를 담은 ‘곰의 형제들’과 툰드라에서 펼쳐지는 샤먼 의식을 담은 ‘샤먼의 땅’편이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28일 방송되는 ‘곰의 형제들’을 통해 국내에서는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는 툰드라의 깊은 숲에 사는 원주민 한티족의 언어나 역사, 문화 등을 집중 조명한다.
청동기 시대부터 서시베리아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한티족은 수천 년간 곰을 숭배하고 곰을 신의 아들이나 조상으로 숭배하면서도 식량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사냥을 하는, 이중적인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장경수 PD는 “동물이나 자연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툰드라 원주민들의 생활과 의식을 통해 환경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후의 툰드라’에서 보듯 요즘 방송사들이 의욕적으로 제작한 ‘웰메이드 다큐’들은 안방극장에서 시청자의 호평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시청자의 호응이 잇따르면서 방송사들도 우리의 시각으로 세계의 자연을 바라본 기획 다큐들을 발표하고 있다.
MBC는 12월3일부터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을 방송한다. ‘아프리카의 눈물’은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을 잇는 시리즈 3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