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설렘이기도 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카메라 앞에 다시 나섰을 때는 체감하지 못한 느낌을 이제 1년 뒤 맛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대한 뒤 첫 작품인 영화 ‘김종욱 찾기’(감독 장유정·제작 수필름)를 8일 선보이는 배우 공유.
그는 “마치 재입대하는 느낌이기도 하다. 내 행동이나 몸의 반응으로 봐서 긴장이 가득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2년의 군복무 기간처럼 긴 공백을 가진 것도 처음이었던 만큼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곧 긴장감으로 이어졌다.
동명의 인기 뮤지컬을 영화화한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찾아나서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극중 공유는 고지식한 여행사 직원. 성격 탓에 해고당한 뒤 “정직한 사업 한 번 해보자”며 첫사랑을 찾아주는 사업을 펼친다. 그 첫 고객이 임수정이다. ‘김종욱’은 그녀가 찾는 첫사랑이고 공유와 임수정은 김종욱을 찾아나서며 로맨스의 여정을 떠난다.
공유는 ‘김종욱 찾기’를 제대 이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대표되는 로맨틱한 이미지가 얼핏 연상되는데 공유는 “그런 모습을 원하는 팬들이 있다면 내 선택은 잘 된 것일 수 있다”며 웃었다.
그의 말대로 팬들은 공유에게서 여전히 로맨틱함을 원하고 있는지 모른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자신은 “전형적인 경상도 사내”라며 실제로는 로맨틱함과는 거리가 있다고 웃었지만 공유는 뭇남성들처럼 액션영화나 남성적 분위기 가득한 영화는 그리 즐기지 않는다.
“디테일하고 곰살맞으며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성향”을 인정하는 그는 “어쩌면 그런 면들이 로맨틱함으로 비칠 수는 있겠다”고 말한다.
그저 “담백함이 좋을 뿐”이라는 그는 “세련된 사람이고 싶다”며 미소짓는다. 그 밝은 미소가 전해주는 따스함. 팬들이 느끼는 로맨틱함의 비밀이 거기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 “오글거리거나 느끼한 연기, 낯간지러운 표현은 여전히 힘들다”며 또 한 번 드러나는 미소에 흠뻑 빠지지 않을 여자 없겠다 싶다.
# 임수정과 로맨틱한 루머…“그런 소문 즐겨도 될텐데 난 참 촌스럽다”
물론 그에게도 첫사랑이 있었을 터. “그것에 대해서는 해줄 얘기가 참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고교 시절 짝사랑이 전부였을까.
“사람을 만나면 오래 보는 편이지만 지나간 감정은 묻어두는 게 편하다”고 말한다. 그런 탓에 “주변에선 불같은 사랑을 아느냐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며 웃는 그는 “나중에 그걸 느끼려나 모르겠다”면서도 “사람에겐 저마다 자신의 사랑이 있는 법이다”며 ‘남의 사랑을 얕보지 말라’는 눈치를 준다.
“지금은 사랑이 없다”는 공유. 넌지시 최근 나돌았던 임수정과 로맨틱한 루머에 대해 물었다.
“(대중의)관심이 과한 것 같다”면서 “3년 전부터 소문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내가 제대한 뒤 더욱 또렷해진 느낌이다”고 ‘쿨’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런 소문이 사실도 아니지만, 로맨틱 코미디 주연배우들에게는 도움이 되려나?”며 되묻고는 “그런 상황을 좀 즐겨도 될 텐데, 참 촌스럽다”며 예의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인다.
‘김종욱 찾기’의 엔딩 타이틀곡을 부르며 노래 실력을 과시하기도 한 그는 “훗날 음악 전문 소극장을 갖고 싶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평생 남을 내 앨범을 갖는 것도 멋진 것 같다”며 음악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런 것처럼, 공유는 제대 이후 “여러 가지 것들을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됐다”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향해 가는 길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한 것”이라는 공유는 “그 출발점이 ‘김종욱 찾기’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를 시작으로, 공유는 “내 색깔을 낼 수 있는 배우”를 꿈꾸며 “이전에 주저했던 것을 이젠 실천하는 배우”로서 활기찬 걸음을 떼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