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둥이 소아마비’ 시청자 반감
발연기 논란? 되레 약됐어요 연기 집중하니 진짜 다리 아파
너무 착하고 때가 묻지 않아서 오히려 미워 보이는 걸까?
MBC 일일드라마 ‘폭풍의 연인’에서 여주인공 별녀를 맡은 최은서(22)는 최근 연기력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불우한 가정환경이지만 착한 마음을 가진 절름발이 소녀라는 캐릭터와 조용한 말투,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몸짓이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반감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을까. 최은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도 내 몫”이라며 애써 웃었다.
“별녀를 맡았을 때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는 김민자 선생님이 ‘너무 착하기만 하면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고 미워 보일 수 있다’고 하셨어요. 아직은 감정을 절제하는 표현이나 표정 연기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알아요. 연기자로서 한 걸음 더 떼기 위한 성장통이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최은서는 2005년 성장드라마 ‘반올림’을 통해 데뷔했다. 지난해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이민호의 약혼녀로 출연해 통통 튀는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아직 연기 경력이 짧은 그녀가 일일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전격 발탁됐을 때 사람들은 적지않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많은 분들이 무모한 선택이라고 했어요. 소아마비로 몸이 불편한 캐릭터라 연기적인 면 말고도 걷는 법, 다리 모양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거든요. 오히려 그런 걱정이 저에게는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이 되어 준 것 같아요. 한참 연기에 집중하고 나서 왼쪽 다리가 저리고 아픈 게 느껴지면 속으로 ‘한눈 안 팔고 정말 열심히 했구나’ 싶어요.”
촬영 현장에서 아직 칭찬 보다는 혼나는 일이 많지만 일일드라마의 인기와 위력을 새삼 실감하기도 한다. ‘개인의 취향’에 출연할 때만 해도 최은서라는 이름보다 ‘민호 약혼녀’라고 부르는 팬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아주머니 팬들이 ‘별녀’라 부르며 살갑게 대해주신다고.
“집 앞 가게만 가도 아주머니들이 저를 붙잡고 ‘아휴, 그렇게 착해서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니’라며 안타까워하세요. 아주머니 팬들이 이렇게 든든할 줄은 몰랐어요.(웃음)”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국경원기자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