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아나운서 출신 서혜림이 정계에 입문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대물’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이라는 소재 덕분에 방송 전부터 관심이 높았다.
특히 지난해 사극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으로 인기를 모은 고현정이 시대를 현대로 바꿔 다시 여성 정치가를 맡아 남다른 기대를 모았고, 그만큼 화제도 많았다.
하지만 5개월여의 장정을 마무리하는 지금, ‘대물’의 성적표를 냉정하게 평가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주인공 고현정의 분전은 돋보였지만 방송 전 정치권까지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관심’에 걸맞은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혜림이 실제 여성 정치가인 박근혜, 나경원 등과 비교되면서 각종 정치적 외압설에도 시달렸고, 이후 방송 초반 드라마가 작가와 PD가 모두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결과 방송사가 큰 기대를 걸었던 시청률에서도 ‘2% 부족’한 성적을 거두었다. 작가와 연출자가 교체된 시점부터 서혜림 등 주인공들의 행동이 ‘비현실적이다’ ‘스토리가 우왕좌왕한다’ ‘긴장감이 전혀 없다’ ‘대통령이 된다는 이야기가 단순하고 개연성이 떨어진다’ 등의 비난이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거칠 것 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드라마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결국 시청률은 종영 직전까지 30%를 한번도 넘지 못했다. 23회까지 자체최고시청률은 27.7%. 최종회인 24회에 30%를 넘는다고 해도 당초 예상한 성적에는 못미치는 셈이다.
고현정, 권상우, 차인표 등 호화캐스팅, 여자대통령이라는 화제성 높은 소재에도 불구하고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