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2011년도 달력 판매량이 80만부를 돌파했다. 2007년부터 ‘무한도전’ 멤버들이 직접 모델로 나서 인기를 모아온 이 달력의 판매수익금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이고 있다. 요즘 연예인을 모델로 나선 탁상용 달력도 인기다. 대부분 연예기획사가 홍보와 기부 등을 겸해 내놓는 것으로 달력의 기능보다 화보 같은 느낌이 강하다.
1968년 오늘, KBS가 새해 캘린더 및 미스 캘린더 선발대회를 열었다. 모두 30종의 달력이 출품된 이날 경선에서 대상을 비롯해 사진상, 인쇄상, 아이디어상 등에 걸쳐 시상이 이뤄졌다. 화가 등 전문 심사위원이 캘린더 모델 진·선·미를 선정하기도 했다.
출품된 30종의 달력 가운데서 연예인이 모델인 것은 모두 11종. 그 중 배우 문희(사진)가 모델로 나선 달력이 5종으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 다음이 남정임, 그리고 홍세미와 윤정희, 고은아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성우 출신 연기자 김영옥이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여자 연예인들이 달력 모델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여성을 중심으로 연예인들이 달력 모델로 나섰다. 당시 달력 모델이 된다는 것은 요즘으로 말하자면 ‘CF 데뷔’나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스타로 인정을 받는 셈이었다.
1977년 한 광고회사가 실시한 캘린더 모델 설문조사 결과는 당대 스타의 면면을 확인시켜준다. 남자로는 노주현이 1위였고 한진희, 남궁원, 박근형, 신성일이 뒤를 이었다. 여자 1위는 홍세미. 2위는 김창숙이었으며 정소녀와 유지인, 김자옥 순이었다.
1970년대 말 새해 달력의 인쇄량은 대략 2500만부 가량. 당시 인구 및 가구수를 고려하면 1가구당 최소 하나 씩은 벽에 걸렸다. 벽에 걸어놓으면 1년 365일 달력을 보지 않는 날이 없으니, 최고의 홍보수단이었다. 정치인도 달력은 자신을 알리는데 최적의 아이템이었다.
각 기업 등도 홍보를 위해 연예인 모델을 적극 활용했고 1970년대 초반 달력 제조업체 등은 아예 연예인 모델을 영화 출연료에 해당하는 1백만원의 대우로 독점계약을 맺기도 했다.
달력 모델로 나서는 연예인들은 대부분 한복 차림으로 모델 포즈를 취했다. 배경으로는 고궁이나 단풍이 곱게 든 자연풍광 등이 많았다. 비키니 등 노출이 심한 모습은 드물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연예인들이 모델로 나선 CF가 많아지고 연예인들 역시 다른 수입원이 늘어나면서 연예인 달력 모델은 사양세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