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 보면 사람 성격이란 게 운전할 때처럼 드러난다. 6년 전, 주현이의 백그라운드를 모르는 상태에서 나는 주현이를 선택했다.
‘저 친구는 성실하게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연습 과정에서도 내가 연습실 안에 있던 모든 순간 정말 열심히 했다.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아이다’를 다시 무대에 올리기로 했을 때 난 옥주현 말고 다른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오디션을 치렀고, 내 예상대로 주현이는 다시 자기 자리를 차지했다.
배우는 똑똑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잘 찾아가서 기막히게 잘 해내야 한다. 주현이는 그런 점에서 참 똑똑한 배우이다. 또한 욕심이 있지만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역할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제대로 해내야겠다는 욕심이다. 그것도 절대 과하지 않고, 딱 맞게 부린다.
다른 배우들도 잘 챙긴다. 특히 먹을 거. 주현이 때문에 우리 다 살찌고 있다. 우리를 사육시키고 있다, 하하! (옆에 있던 옥주현이 “그건 제가 아니라 선생님이에요!”하고 항의하자) 그러고 보니 나, 오늘 케이크 갖고 왔는데. 흐흐흐 ….
“여장부같지만 요리 좋아하는 천상 여자”
● 옥주현이 본 박칼린
귀엽고(?) 재미있는 분. 선생님 댁이 산 밑에 있어서 가면 꼭 속세를 떠나 있는 기분이 든다. ‘이상한 나라에 간 앨리스’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리고 나는 몰랐는데 선생님이 배우들과 가깝게 왕래를 하시는 분이 아니셨다. 그래서 집에 갔을 때 “저, 영광인데요’‘라고 했을 정도니까.
선생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묘하게 편하다.
일할 때야 카리스마가 넘치시지만, 나는 처음부터 선생님과 작업을 해서인지 지휘대에 선생님이 서 계시면 무대에서 마음이 편하다.
음악적으로 좀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이끌어 주신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 가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드라마틱한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표현력이 풍부하게끔, 상상하게끔 도와주신다.
선생님과 나는 혈액형이 같은 O형이다. ‘욱’하는 게 있고, 계집애 같은 짓을 잘 안 한다. 여장부 같은 면이 있지만 그러면서도 실생활에서는 굉장히 여성적이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나누는 것도 좋아하고. 하여튼 여장부같지만 소심하기도 하다. 상처를 잘 받는다. O형이 원래 그렇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