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기도 당해보고, 믿었던 친구의 말이 모두 거짓임을 알게 된 적도 있다”며 그런 아픔을 “너무 어린 나이에 활동을 시작한 탓”으로 돌렸다. 또한 그런 경험을 통해 “상대에 나를 맞추는 게 훨씬 더 편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박한별은 그렇게 사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지도 않다고 했다.
“차라리 믿는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게 더 큰 일을 당하는 것보다 낫다”며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 행복한 것 아니냐”고 말하는 모습에서 그녀의 낙천적인 성격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박한별이 마침 자신의 성격에 딱 들어맞는 듯한, 낙천과 발랄함이 가득한 그래서 더없이 털털한 모습도 조금은 배어나는 캐릭터로 관객과 만난다.
24일 개봉하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감독 허인무·제작 토리픽쳐스). 박한별, 윤은혜, 차예련, 유인나가 20대 여성의 꿈과 희망, 이상과 현실의 교차하는 웃음과 아픔을 그려내는 영화다. 박한별은 “실제 나와 가장 닮은 모습”며 “지금까지 작품 속엔 내 모습이 하나도 없었다”고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날 100% 믿어주는 이들…두 절친, 가족 그리고 세상 다 아는 남친”
그런 소소함과 자족의 일상 속에서 그녀는 “믿는 사람”으로 절친한 두 명의 친구, 가족 그리고 ‘세상 누구나 다 아는’ 자신의 남자친구를 꼽았다.
“조금의 의심도 없이 날 믿어주는 사람들”인 이들은 데뷔 이후 자신을 “그저 연예인으로만 보는” 많은 이들과는 달랐다. 내친 김에 남자친구인 가수 세븐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 친구에 대한 많은 질문을 받는다”면서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지만 눈치도 보인다”고 웃는다. 이처럼 편하게 받아들이는 그에게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자리지만, 남자친구와 꿈꾸는 미래는 어떤 것이냐고 묻는 정도는 실례가 아니었으리라.
“어릴 적 꿈이 나이 스물일곱에 결혼하는 거였다. 뭔가 이상적인 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그 나이가 되니 아직 어른이 된 것 같지 않다. 그 친구와는 오래돼서 아직은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 듯 결혼에 대해 얘기하는 정도다.”
또 남자친구가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동안 거쳐야 할 걸림돌도 있을 것이다”면서 “그런 시기를 지나면 지금보다 더욱 성숙한 모습을 갖추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박한별. 자신 역시 “너무도 스펙터클한 시기”인 20대의 한 가운데서 또 다른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서게 된 그에게는 드러내 보일 개인사보다는 연기자로서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은 듯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