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출신으로 요즘 연기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임하룡은 최근 스크린에서 두드러지는 방송사 예능 PD 출신 감독들의 선전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예능 PD들은 개그 프로그램과 시트콤 연출 경험을 토대로 웃음이 터져야 하는 지점을 정확히 알고 있고 그 실력이 영화에서도 통한다.”
48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조선명탐정’, 3월31일 개봉한 이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위험한 상견례’는 모두 방송사 예능 PD 출신 감독이 만든 영화들이다. ‘조선명탐정’의 김석윤 감독은 현직 KBS 예능 PD다. 그는 2TV 시트콤 ‘골드미스 다이어리’ 연출자로 유명세를 탔고, 시트콤을 스크린으로 옮긴 동명의 영화를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조선명탐정’은 김석윤 감독의 두 번째 영화지만 ‘골드미스 다이어리’가 시트콤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첫 연출작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송새벽·이시영 주연으로 관객 200만 명 돌파를 눈 앞에 둔 코미디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김진영 감독 역시 SBS 예능 PD 출신이다. 그는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 조연출을 시작으로 ‘골뱅이’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 SBS가 방송했던 인기 시트콤 대부분을 만들었다.
예능 PD 출신 감독들은 촬영 스타일부터 기존 충무로 감독들과 다르다. ‘조선명탐정’ 개봉 당시 주연 배우인 김명민은 김석윤 감독을 두고 “굉장히 짧고 빨리 찍는 스타일”이라며 “‘더 찍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되는 순간도 있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고 감독의 판단이 맞았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