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노래처럼 편안한 헤비메탈 들어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백두산’ 2년 만에 5집 앨범… “세계와 소통” 전곡 영어로

록그룹 백두산의 박찬 경호진 유현상 김도균.(왼쪽부터)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록그룹 백두산의 박찬 경호진 유현상 김도균.(왼쪽부터)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콧노래 부르듯 들을 때 편안한 멜로디를 뽑아냈어요. 거기에 우리 헤비메탈을 함께 녹였는데, 그랬더니 오히려 ‘백두산다운’ 음악이 나왔습니다.”

헤비메탈계의 ‘큰형님’ 백두산이 2년 만에 5집 ‘러시 투 더 월드’를 내고 돌아왔다. ‘소리쳐’와 ‘저스트 포 유’ 두 곡만 한국어 버전을 따로 삽입했고 나머지 ‘록 어웨이’ ‘싱 잇 아웃’ 등 앨범 내 모든 곡을 영어로 녹음했다.

1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백두산은 “세계로 진출해보자는 젊었을 적 꿈을 이루고 싶어 영어로 곡을 냈다”고 말했다. 얼굴에 내려앉은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순 없었지만 검은 가죽점퍼와 바지, 목에 건 메탈 목걸이에서 풍기는 ‘포스’는 여전했다.

2009년 스물두 해 만에 재결성하며 낸 4집에 대해 “우리가 다시 돌아왔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욕과 열정만 앞서 급하게 만들었다”고 자평한 백두산은 이번 앨범 작업은 꼼꼼히 공을 들였다고 했다. 1970년대 헤비 록 사운드에서 펑키, 록발라드가 고루 섞였다. “예전엔 강렬한 기타 사운드만 챙겼다면 이번엔 좀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멜로디에 신경 썼어요.”

그 결과 한결 듣기에 ‘편안한’ 음악들이 나왔다. ‘러시 투 더 월드’와 ‘싱 잇 아웃’에서는 유현상 특유의 샤우팅과 김도균의 현란한 기타 연주가 가슴을 두드린다. 그러다가 ‘소리쳐’와 ‘저스트 포 유’에서는 록발라드풍의 멜로디가 퍼진다. ‘록 어웨이’는 1970년대 하드록을 할 때 쓰던 기타 리듬이 트렌디한 분위기를 입었다.

“백두산의 색깔을 버리지 않으면서 최근 추세에 맞는, 멜로디를 강조하려 했어요. 형님들이 연주를 하면 저와 찬(드럼 박찬)이가 의견을 제시해 수정했죠.”(베이스 경호진)

앨범 내 모든 가사는 유현상의 아들 동균(20)이 맡았다. 아버지가 연주한 곡을 아들이 듣고 거기서 오는 느낌을 상의해 제목을 붙이고 가사를 썼다. 유현상은 “우리 사운드를 100% 이해하고 젊은 감성을 곁들여줬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듣기만 해도 소통이 되는, 만국공용어와 같은 음악이 있어요. 우리가 또 어떤 음악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목적은 변하지 않습니다. 소통할 수 있는 음악.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갑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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