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는 SBS ‘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 첫 무대 녹화에서 흑조 의상을 입고 발레 ‘백조의 호수’를 콘셉트로한 공연을 선보였다. SBS 제공
아이스링크는 두꺼운 겉옷을 겹쳐 입어도 한기가 들 만큼 추웠다. 딱 붙는 트레이닝 바지에 얇은 면 점퍼를 입은 가수 손담비(28)는 그런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능숙하게 빙판을 누볐다. 19일 오후 경기 고양시 SBS제작센터의 아이스링크에서 연습이 한창인 손담비를 만났다.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 녹화를 위해 SBS가 만든 링크다.
“아직도 답답해요. 말 그대로 날 위에 서 있는 거니까 지상에서처럼 마음대로 에너지를 쓸 수가 없거든요.”
22일 방송을 시작하는 키스앤크라이는 김연아 선수가 진행과 심사위원을 맡는 피겨스케이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가수 아이유,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f(x)의 크리스탈, 개그맨 김병만, 탤런트 이아현 등 연예인 10명이 프로 피겨스케이트 선수 10명과 짝을 이뤄 실력을 겨룬다.
손담비는 “할 줄 아는 기술이 있느냐”는 기자의 말에 금세 빠른 속도로 스핀을 선보였다. 유연성과 힘이 필요한 스파이럴은 능숙하진 않지만 파트너의 손을 잡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3월 중순부터 2개월간 연습한 솜씨다. 파트너인 차오름 선수는 “두 달 만에 2년 정도 배워야 가능한 수준에 올라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코치님이 매일 꾸준히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일주일에 6일은 링크에 나와 한두 시간이라도 꼭 연습했다”고 했다. 처음엔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속상해 연습 도중 펑펑 울기도 했다고. 피겨스케이팅의 기본이 되는 발레도 따로 배우고 있다.
“제 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어요. 전 제가 근육량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안쪽 근육도 더 키워야 하고, 스트레칭으로 유연성도 키워야 해요. 춤출 때 손끝이 안 예쁜 게 늘 불만이었는데 손끝까지 에너지를 보낼 줄 알아야 한대요.”
크고 작은 부상도 많았다. “크게 다친 적은 없다”며 웃었지만 스케이트화에 발목이 쓸려 살갗이 다 벗겨지고 갈색으로 변해 다리를 드러내는 옷을 입을 때면 발목에 화장을 해야 할 정도다. 몸살도 여러 번 앓았고 지금도 몸에 멍이 드는 일은 다반사다.
키 168cm에 팔다리가 긴 손담비는 출연자들 중에서 김연아 선수와 신체조건이 가장 비슷하다. 손담비는 “녹화를 하며 김연아 선수의 무대를 가까이에서 봤는데 왜 세계 1위인지 알 것 같았다. 운동을 정말 많이 한 몸이라 근육이 많으면서도 몸이 굉장히 마르고 길어 동양적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보다 나은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한참 망설였다. “그동안 늘 무대에 서왔으니 표현력 면에서는 제가 좀 더 낫지 않을까요?”
키스앤크라이 출연을 위해 앨범 발매도 미뤘다. 그는 “지금 이를 갈고 있다. 앨범은 올해 8월쯤 나올 예정인데 지금 얻은 걸 그때 유감없이 무대에서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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