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망생 돈 가로챈 기획사 대표와 부적절한 거래
일부는 돈 받고 출연시켜…방송가 후폭풍 우려
잊을 만 하면 나오는 방송사 PD와 연예기획사의 커넥션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연예계가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은 연예 매니저로부터 술 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방송사 PD들을 불구속 입건하고 곧 소환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연예인 지망생 여덟 명으로부터 총 1억7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연예기획사 대표 김 모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돈으로 향응을 받은 방송국 PD 다섯 명의 혐의를 적발했다.
MBC·KBS·SBS 등 지상파 PD와 케이블위성채널 PD 등 총 다섯 명이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 이들은 술집 등에서 45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았고 특히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총 여덟 차례에 걸쳐 2300만원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혐의가 있는 PD 가운데 일부는 금품을 받고 김 씨가 추천한 연예인 지망생들을 실제로 방송에 출연시켰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관련 PD들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방송사 PD들을 상대로 접대를 벌인 김 씨는 2000년대 초중반 여성그룹 등의 매니저로 활동해오다 최근 기획사를 차린 인물이다. 연예인 지망생들을 상대로 데뷔 명목으로 돈을 받아 접대비에 쓰고 일부는 자신의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
한편 방송가에서는 PD들이 연루된 향응 사건이 또 터지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KBS PD가 연예기획사로부터 방송 출연 청탁과 함께 주식 매수 정보를 제공받아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보다 앞서 2008년에도 현금과 주식 정보를 제공받은 MBC PD가 적발돼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