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개봉 영화 ‘페이스메이커’의 김명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뛰고 또 뛰고… 식사 시간만 기다렸어요”

뻐드렁니 의치를 끼고 페이스메이커로 변신한 김명민은 “영화 촬영과 마라톤은 몸 하나만으로 목표를 향해 달린다는 점이 닮았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뻐드렁니 의치를 끼고 페이스메이커로 변신한 김명민은 “영화 촬영과 마라톤은 몸 하나만으로 목표를 향해 달린다는 점이 닮았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처음엔 배우 김명민이 또 신체 학대를 한 줄 알았다. 허름한 운동복을 입고 트랙에 선 그의 얼굴은 볼이 푹 꺼지고 광대뼈가 두드러졌다. 살이 빠진 어깨는 왜소해 보였다. ‘내 사랑 내 곁에’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하려고 20kg을 감량했던 때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의 다리를 보자 생각이 바뀌었다. 군살 없이 근육으로만 빚은 종마의 그것 같은 종아리를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최근 충북 옥천군 공설운동장의 영화 ‘페이스메이커’ 촬영 현장에서 만난 그는 “진정한 마라토너의 몸을 향해 아직 달려가고 있는 중”이라며 “오늘은 기자들이 찾아와 오버 페이스를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페이스메이커란 마라톤에서 30km 지점까지 일류 선수를 이끄는 보조 선수를 말하고, ‘페이스…’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김명민은 그가 맡은 주만호 역에 대해 “골인점이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트라우마(정신적 상처)를 극복하고 런던 올림픽에서 성공신화를 쓰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주만호는 소년가장으로 동생을 혼자 키워온 불우한 환경의 인물. 그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뻐드렁니 의치를 했다. “인공치아로 불우한 가정과 고집스러운 성격을 표현했어요. 이걸 끼고 한 달 동안 연습했는데 발음에는 문제없다고 판단했어요.”

마라토너의 몸을 만들기까지 힘들지 않았을까. “달리기를 무척 좋아했어요. 2000년에는 마라톤 풀코스를 5시간대에 완주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영화 끝나면 트랙 근처에 다시는 안 갈 겁니다.” 촬영을 위해 달리고 또 달린 그는 식사시간이 언제 올까만 기다렸다고 했다. 김달중 감독도 “뛰는 장면에서 한 번 더 연기하라고 하기가 너무 미안했다”면서도 “명민 씨가 워낙 잘 뛴다”고 칭찬을 잊지 않았다.

안성기는 김명민을 지도하는 박 감독으로 나오고, 고아라는 예쁜 외모로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장대높이뛰기 선수 유지원 역을 맡았다. 올가을 개봉 예정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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