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 전. 휴대전화를 갖지 않은 사람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시대,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제는 거리서 찾아보기도 쉽지 않은 공중전화지만, 전에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 챙겨 갖고 다니던 전화 마그네틱 카드가 있었다. 이 전화카드는 각종 홍보용으로도 널리 쓰였고 그 대열에 연예인들이 합류한 것도 당연했다.
1992년 오늘, KBS가 애니메이션 ‘외계소년 위제트’의 캐릭터 세 종류를 넣은 전화카드 3000장을 발행해 서울 광화문우체국 전화카드 전시회에서 판매했다. 이에 앞서 KBS는 ‘숲속의 바람’ 전화카드도 홍보용으로 배포했고 KBS 교향악단도 홍보를 위해 전화카드를 이용했다.
국내에 ‘MS카드’로 불린 전화카드 공중전화가 등장한 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함께 도입된 이 전화기는 다양한 디자인의 카드로 인기를 모았고 수집가까지 생겨났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연예인들은 1990년대 초중반부터 이를 적극 활용했다. 주로 기업 홍보용으로 이용되던 전화카드에 가장 먼저 등장한 사람은 최진실과 심형래. 1992년 5월 이들이 홍보용 전화카드를 팬들에게 선물한 이후 이병헌, 이응경, 이승철, 이무송 등 연예인들이 잇따라 발매, 배포했다. 특히 최수종·하희라 부부와, 지금은 이혼했지만, 전유성·진미령 커플은 청첩용 전화카드를 만들어 자신들의 결혼을 알리기도 했다.
연예인들이 이 같은 전화카드를 팬서비스 차원에서 활용한 것은 저렴한 제작 비용에다 휴대가 간편하고 또 공중전화를 사용할 때 자연스레 자신들의 모습을 노출시킴으로써 홍보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덕분이다. 하지만 이젠 공중전화를 쉽게 찾아볼 수 없듯이, 전화카드 또한 추억거리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