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기 “인복은 많은데 여복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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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4일 07시 00분


“연예인 여친? 똑같은 짐, 피하고 싶어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퀵’에서 주연을 맡은 연기자 이민기.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해운대’에 이어 다시 한번 1000만 관객에 도전할 예정이다. 국경원 기자 (트위터@k1isonecut) onecut@donga.com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퀵’에서 주연을 맡은 연기자 이민기. 그는 이 영화를 통해 ‘해운대’에 이어 다시 한번 1000만 관객에 도전할 예정이다. 국경원 기자 (트위터@k1isonecut) onecut@donga.com
■ 영화 ‘퀵’ 이민기, 나의 사랑 나의 영화

1000만 ‘해운대’서 만난 배우들과 재회
오토바이 액션 생소해도 찰떡호흡 자랑
100억대 블록버스터 주연 부담이요?
좋은 사람과 만든 작품, 좋은 긴장감이죠


“난 인복(人福)이 많다.”

때로 사람들 사이의 인연은 절로 찾아오기도 하지만 관계맺기의 형태로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기까지 사람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또 때로는 기쁨을 안기도 한다. 상처보다 기쁨이 더 크고 잇따른 희망으로 다른 사람이 다가올 때 우리는 ‘인복이 많다’고 한다.

이민기도 그렇다고 했다. 그에게 ‘복’을 준 사람은 1000만 관객의 영화 ‘해운대’에서 함께 한 강예원, 김인권 등이다. ‘해운대’의 제작자 윤제균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민기가 그 ‘복’과 같은 이들의 손을 잡고 또다시 의기투합해 무대를 꾸몄다. 21일 개봉하는 ‘퀵’(감독 조범구·제작 JK필름)은 이민기가 또 한 번 ‘복’을 꿈꾸는 무대이기도 하다.

‘퀵’은 오토바이 퀵서비스맨과 아이돌 가수가 오토바이 헬멧에 장착된 폭탄을 둘러싸고 벌이는 이야기의 액션 블록버스터. 당연히 배우들은 빠른 오토바이 액션에 도전했고 제작진과 배우의 호흡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여러 가지 기술적 시도도 이루어진 현장에서 이민기는 강예원, 김인권 등과 맺은 기존의 인연을 더욱 두텁게 이어갔다.

“차도 갖지 못한 시절, 옥탑방과 고시원을 전전하고 살던 20대 초반 125cc 원동기 면허를 취득했다”는 그는 한때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하지만 친구들이 비록 가볍긴 하지만, 사고를 당한 뒤부터는 한동안 멀리했다. 그것 역시 인연이었는지, ‘퀵’에서 다시 오토바이 핸들을 잡고 스피디한 바이크 액션에 도전한 이민기는 부상의 위험도 무릅쓰며 몸을 날렸다.

“스턴트맨들이 부상당하는 것에 비하면 배우들이 다치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는 그에게 정작 부담이 되는 것은 개봉일이 다가오면서 주변 인연들이 거는 기대감이다.

“사실 내 이름이 크레딧의 맨 앞에 온다고 큰 부담은 없었다. 정작 개봉일이 가까워지면서 많은 전화를 받는다”는 그는 “이전엔 영화 개봉한다고 그렇게 많은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며 웃었다.

아무래도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데다 그 자신은 “실감하지 못하는” 블록버스터의 주연배우라는 관심 덕분이었을 게다. 이민기는 “좋은 긴장감이다. 처음엔 모두 함께 노력했으니 잘 되겠지 했는데 이젠 잘 되어 한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런 생각의 배경에 바로 이민기가 쌓은 인연이 있다. 그는 “영화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좋은 사람들과 하는 것이라면 어떤 상황이라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는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부담스러워하는 성격도 그가 좀 더 깊은 인연을 쌓아가는 힘일 수도 있다.

그럼 이성(異性)의 인연은 어떨까.

“매년 ‘너무 하고 싶다’, ‘올해는 꼭 할 거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그 인연은 역시 그리 쉽게 맺어지는 게 아니었나보다. “올해는 힘들지 않겠나 싶다. ‘퀵’도 개봉해야 하고 다음 작품도 이제 촬영을 끝냈으니 이래저래 올해는 시간 다 보냈다”며 웃는 그는 “아마 운명처럼 나타나지 않겠느냐”며 무던한 표정을 지었다.

또래 연예인들이 동료 사이에서 인연을 찾는 추세이지만 이민기는 “그럴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연기하면서 책임져야 할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가더라”는 게 이유다.

무슨 뜻일까.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더 벗어던질 게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상대방도 그렇다면 두 사람이 얼마나 부담스럽겠나.”

“벗어던져야 한다”는 말. 그것은 그만큼 배우로서 자신의 연기로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진정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라고 이민기는 부연했다.

“벗어던지는” 과정에서 진정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누가 자신의 연기를 믿어주겠느냐는 뜻이란다.

숱하게 이어왔고, 또 앞으로도 숱하게 쌓아갈 수많은 인연. “인복이 많다”고 말하지만 이민기는 그렇게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남에게 ‘복’이 되는 사람이 아닐까.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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