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감격…어릴적 도움준 미군병사 38년만에 재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8일 14시 31분


가수 인순이(54)가 어린 시절 자신에게 도움을 준 미군 병사와 38년 만에 해후했다.

현지 미디어에 따르면, 인순이는 과거 한국에 미군 병사로 주둔한 로널드 루이스(58)와 16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노스이스턴 윌밍턴에 있는 그의 집 앞에서 다시 만난 것.

만나자마자 뜨겁게 포옹한 두 사람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동네 사람들이 이 광경을 지켜봤다. 인순이는 루이스의 교회 친구인 마미 갬블의 권유로 즉석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열창했다. 주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인순이가 열아홉살이던 1972년에 처음 만났다. 당시 루이스는 경기 동두천 미군 제2보병 사단에 근무했다. 인순이에 대한 루이스의 첫 인상은 "늘 외롭게 혼자서 앉아 있던 아이"였다. 루이스는 동료 군인들과 함께 인순이에게 종종 옷가지를 전해주는 등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줬다.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따돌림을 당하던 인순이에게는 희망이었다. 인순이는 그러나 몇몇 군인들 중 오로지 루이스만 기억했다. 인순이는 "나는 그의 눈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루이스가 1973년 본국으로 귀환하면서 두 사람은 헤어졌다.

이후 인순이는 루이스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다. 수소문 끝에 미군 장성과 페이스북의 도움으로 윌밍턴의 듀폰 실험실에서 일하고 있는 루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인순이는 이날 루이스에게 오리 7마리가 그려진 조각상을 선물했다. 이 조각상에는 '당신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Without You, I Am Nothing)'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미국 공연을 계기로 루이스의 자택을 방문한 인순이는 "루이스를 만난 것은 기적이다. 매우 감격스럽다"며 "루이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늘 나를 걱정하던 루이스에게 내가 성공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뉴시스·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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