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앨범 낸 1인밴드 ‘검정치마’… “제 이야기라 단숨에 썼죠 망하면 어떡하냐고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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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9일 03시 00분


“앨범마다 성장했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는 ‘검정치마’ 리더 조휴일.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앨범마다 성장했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는 ‘검정치마’ 리더 조휴일.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대단한 음악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보다 제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모험을 한 셈이죠. 이번 앨범 콘셉트 자체가 ‘배타고 떠나는 모험’이에요.”

2008년 말 ‘뉴요커’ 조휴일(29)이 한국에서 ‘검정치마’란 밴드 이름으로 1집 음반 ‘201’을 냈을 때 절묘하게 뒤섞인 한글과 영어 가사, 천진난만하게 ‘내지르는’ 멜로디에 사람들은 매력을 느꼈다. 그는 ‘201’로 지난해 제7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음반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까지 받았다. 조휴일이 약 2년 반 만에 내놓은 2집 앨범은 ‘돈트 유 워리 베이비’다.

“오 젊은 사랑 그것은 너무도 잔인한 것 (…) 오 그때는 몰랐었네 내가 왜 그랬는지….”(‘젊은 우리 사랑’)

2집 발매에 즈음해 서울 마포구 합정동 카페에서 만난 조휴일은 인터뷰에 앞서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며 앨범에 수록된 ‘젊은 우리 사랑’과 ‘인터내셔널 러브 송’을 불렀다. 발라드풍의 사랑 노래 두 곡을 부를 때 그는 때론 눈을 감기도 했고 곡에 리듬감을 줄 땐 입술 왼쪽을 올리며 얼굴을 찡긋거렸다.

“클래식 기타로 곡을 만들다 보니 록에 기반을 뒀던 1집에 비해 전체적으로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강해졌어요.” 따뜻한 음향을 주기 위해 일부러 오래된 마이크로 녹음한 점도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돋운다. 하지만 여전히 경쾌한 멜로디 변화와 파도 소리 같은 효과음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일요일에 태어나 ‘휴일’이라 불리는 그는 12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의 인디 음악이 그의 음악적 뿌리지만 2집 가사엔 한국에서의 경험이 많이 반영됐다.

한국의 ‘형님 문화’에서 느낀 점을 묘사한 ‘외아들’에서는 ‘언제부터 내 주위엔 형님이 많네/우리 집엔 아들이 나 하나뿐인데’ 하고 노래한다. 빵으로 아침을 먹는 중에도 전화벨이 울리면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그린 ‘아침식사’에선 ‘빵(0) 말고 생각나는 숫자는 없는데’ 하며 듣는 이의 허를 찌른다. “가사가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제 이야기다 보니 단숨에 써 내려갈 수 있었어요.”

그렇게 만든 가사에 맞춰 멜로디를 만들어 나갔다.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가사를 수정하기보단 차라리 부르는 자신이 익숙해지는 방식을 택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몇몇 곡은 인트로조차 없다.

“듣는 이가 듣기 좋은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것도 맞지만, 이번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더라고요. 망하면? 후후…. 다음 앨범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김태원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프랑스어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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