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막 시작할 때는 내가 반드시 깨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핑클의 성유리’였기 때문에 쉽게 연기할 수 있었다. 핑클이었기 때문에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굳이 성유리를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지금까지도 핑클의 동료인 이효리, 이진, 옥주현과 돈독한 우정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사실 핑클의 이름으로 함께 한 것은 2005년까지였다. 오히려 그 이후 각자 활동하면서 더욱 애틋해진 것 같다. 만약에 한울타리 안에서 지금까지 함께 했다면 힘든 일도 있고 분열도 있지 않았을까.”
핑클은 대중들에게 여전히 ‘요정’으로 남아 있지만 성유리는 그 시절을 돌이키며 “잡초 같다”는 의외의 단어로 표현했다. “우리끼리는 절대 밟아도 죽지 않는 잡초들이라고 했다. 데뷔하고 고비도 많았고 시련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늘 넘어지지 않고 오뚝이처럼 살아서 여기까지 왔다.”
최근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된 이진을 제외하고 옥주현과 이효리는 너무 바쁘게 활동하고 있어 자주 못 본다고 한다. 하지만 성유리는 “우리는 늘 그랬다. 살갑게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남자들의 우정처럼 무덤덤하게, 하지만 진한 그 무엇이 있다. 촬영하느라 (옥)주현 언니 나오는 ‘나가수’도 잘 못 챙겨봤는데 이제야 본방 사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