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 ‘통증’서 권상우와 지독한 사랑 송혜교 ‘오늘’서 연인 잃은 슬픔 토해내 한효주 ‘오직 그대만’서 정통멜로 도전
가을 스크린의 ‘새드 퀸’은 누구일까.
올 여름 극장가는 ‘7광구’의 하지원, ‘고지전’의 김옥빈 등 액션 여배우들이 강세다. 하지만 9월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슬픈 멜로 영화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할 여배우들이 스크린에 나선다. 송혜교와 한효주, 정려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청순한 매력이 돋보이는 이들은 오랜만에 정통 멜로 영화 여주인공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공략한다.
가을 스크린의 멜로 여주인공으로 가장 먼저 나서는 배우는 정려원이다. 9월 초 개봉하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 ‘통증’을 통해서다. 정려원은 ‘통증’에서 혈우병에 걸려 작은 상처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여자 동현을 맡았다. 상대는 불운한 사고 후유증으로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 권상우다. 영화는 통증을 매개로 얽힌 남녀의 지독한 사랑을 그렸다.
정려원은 정통 멜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열린 ‘통증’ 제작보고회에서 정려원은 “혈우병을 딛고 사랑을 완성하는 영화 속 인물과 자립심 강한 내 모습이 닮았다”고 의욕을 보였다. 또 “혈우병 환자처럼 직접 팔에 혈액 응고제를 주사하며 연기를 소화했다”고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려원에 이어 10월에는 송혜교와 한효주가 나란히 슬픈 멜로로 관객을 찾는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멜로 연기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 왔던 송혜교는 감성 연출자로 통하는 이정향 감독과 손잡고 ‘오늘’에 출연했다.
앞서 출연한 두 편의 영화 ‘파랑주의보’와 ‘황진이’에서 슬픈 사랑에 빠진 인물을 소화했던 송혜교는 ‘오늘’에서 사랑과 슬픔의 깊이를 한층 더한다. 연인을 뺑소니 사고로 잃고 방황하고 성장하는 방송국 PD역할이다. 송혜교의 연기 복귀는 2008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이후 3년 만. 다작을 하지 않는 배우인 까닭에 팬들의 기대가 높다.
한효주는 영화 첫 주연으로 정통 멜로 ‘오직 그대만’(감독 송일곤)을 택했다.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와 상처투성이 복서의 진한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상대 역은 배우 소지섭이다. 고교생이던 2005년 코미디 영화 ‘투사부일체’에 출연해 ‘오직 그대만’이 한효주의 영화 주연작이다. 출연 드라마들이 연속 히트하며 주가를 높은 한효주는 이 영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크린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