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7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서 가수 이승철 씨가 한 아프리카 어린이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이 어린이는 아프리카 차드에서 지구 반 바퀴를 날아 한국에 도착한 카디자 아바카르 양(8·사진).
아프리카 최빈국 차드에서 태어난 아바카르 양은 한 살 때 눈에 난 상처를 방치한 탓에 후천성 시각장애인이 됐다. 한 살 때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털기 위해 눈을 세게 비빈 게 화근이 된 것. 덧난 상처는 시신경을 서서히 죽였고 밖으로는 눈꺼풀이 튀어나올 정도로 혹이 자라나 현재는 희미한 빛 정도만 인식할 수 있는 상태다.
이 씨가 아바카르 양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올해 3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굿네이버스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차드를 방문한 이 씨는 ‘앞은 안 보이지만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아바카르 양의 말에 그 자리에서 일대일 후원 결연을 했다. 또 아바카르 양이 사는 마을 인근에 학교를 지을 수 있도록 2억 원을 기부했다.
귀국 후에도 이 씨는 계속 아바카르 양의 ‘키다리 아저씨’(후원자)를 도맡았다. 아바카르 양의 눈 상태가 현지 의료기술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한국으로 초청해 안과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돕기로 한 것. 이 씨의 주선으로 아바카르 양은 이번 방문 기간에 차병원에서 무료로 눈을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이날 오후 1차 검진을 받은 아바카르 양은 이 씨에게 “멀리 한국까지 데려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은주 굿네이버스 간사는 “이 씨가 아바카르 양과 아바카르 양의 어머니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숙박은 물론이고 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며 “아바카르 모녀의 한국 나들이 길에도 동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바카르 양은 치료를 마치고 다음 달 26일 출국할 계획이다. 후원 문의 159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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