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사격 내가 봐도 정말 잘쐈다, 탕탕탕!
2. 첫 주연 송강호 선배님 없었다면…으악∼ 3. 첫 변신 ‘하이킥 세경’이가 훌쩍 컸어요
이리 채이고 저리 휘둘리는 일상. 저마다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데 자신만의 넉넉하고 탄탄한 중심을 잡고 살기란 쉽지 않은 일. 더구나 이제 20대의 문턱을 갓 넘어선 젊은이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젊음이 그러한 것은 경험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일 터. 삶은 숱한 경험의 연속이니, 마치 나이테의 결을 그려가듯 경험은 쌓이고 또 쌓이기 마련이다. 그런 경험 속에서 사람은 더 성숙해지는 게 아닐까.
이제 스물한살인 연기자 신세경은 한창 그 경험의 길고 또 숱한 평지와 언덕과 터널을 지나고 있는 듯하다. 때론 터벅이듯 걷고, 또 때로는 가속에 힘입어 맹렬히 달려가기도 한다.
그 길 위에서 만난 영화 ‘푸른소금’(9월 추석 시즌 개봉, 감독 이현승·제작 미디어 앤 시네마 스튜디오 블루).
신세경이 마음먹기에 따라 매끈하게 포장된 평탄한 도로일 수도, 서서히 올라야 하는 언덕일 수도 있다. 그것은 단지 관객의 힘에 달린 것만도 아니다.
신세경은 자신의 신작에 대해 자신에게 “의미가 큰 작품”이라고 했다. 평탄한 도로이거나 언덕이거나에 상관없이 “성숙함을 향해 한 단계 올라서게 해준 계기”가 됐다고 믿기 때문이다.
○“주연의 책임감 알려준 송강호
‘푸른 소금’은 조직의 세계를 떠난 조폭 보스와 그를 감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한 전직 사격선수인 여자의 이야기다. 신세경은 상처를 지닌 것 같으면서도 거침없는 전직 사격선수 역할로 카메라 앞에 나섰다. 그는 촬영을 시작하기 전, 실탄 사격장을 찾아 처음으로 총기를 만지고 직접 총을 쏴보기도 했다. “내가 좀 쏜다”며 너스레를 떤 신세경은 “내가 봐도 너무 잘 쐈다”면서 “모두 세 종류의 총기로 사격 연습을 했고 그 가운데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하나를 실제 소품으로 썼다”고 말했다.
신세경은 아역 배우 출신으로 지난해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이전과는 더욱 확연히 다른 위상을 갖게 됐다.
그 위상에 거는 대중의 기대는 더욱 큰 법. ‘푸른 소금’의 주연을 맡기로 하고 촬영을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버거운 무게는 쉽게 이겨낼 수 없었나보다.
“내겐 너무나 과중한 임무였다.”
촬영 초반 자신을 짓누른 무게감에 어찌할 바를 모를 때, 다가온 사람들. 신세경은 명배우 송강호, 영화 ‘그대안의 블루’ ‘시월애’의 중견 이현승 감독과 호흡을 맞추면서 많은 위안과 격려를 받았다.
이현승 감독은 이 “피도 안 마른 연기자”에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에 솔직하라”고 당부했고 송강호는 “주연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게 해줬다. 그러는 사이 서로에 대한 이해는 더욱 커져갔고 마침내 신세경은 마치 영화 속 캐릭터처럼 거침없이 카메라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 많은 것을 얻었다”
자신의 말처럼 신세경은 어느새 “성숙함을 향해 한 단계” 더 다가선 듯했다. 그런 느낌을 주며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드러낼 줄 아는 젊은 연기자의 얼굴에 잠시 ‘지붕 뚫고 하이킥’의 캐릭터가 스쳐갔다.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어쩌면 그 일상의 변화가 있지는 않았을까. 신세경은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만 “시소같다”는 말을 남겼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균형을 잃지 않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알게 됐다”면서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이 전해오는 “많은 의견과 생각을 받아들이려면 절대 필요한 것이 바로 균형”이라 했다.
“또래 친구들과 분명 조금은 다른 일상을 살고 있기는 하다. 그래서 그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고 또 부딪치게 된다”면서 “가장 기쁘고 또 반대로 가장 절망적인 모든 일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임을 안다”며 자못 진지해진다.
그래서 신세경은 지금 “마음의 평화”를 갈구하고 있다. ‘많이 힘드냐’고 묻자 단호한 표정으로 “아니다”고 말하는 신세경은 “대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 그것이 마음의 평화 아니겠느냐”며 “요즘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지를 한참 고민하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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