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Mnet의 ‘사운드플렉스’ 녹화 대기실에서 만난 ‘위대한 탄생’과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은 금세 친해졌다. 왼쪽부터 이태권 정희주 김그림 김지수 서인국 백청강. CJ E&M 제공
《“MBC 말고 다른 방송사는 처음 와봤어요.”(이태권)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은… KBS2 ‘뮤직뱅크’에만 잠깐 출연한 적이 있죠.”(김그림)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net의 음악 프로그램 ‘사운드플렉스’ 녹화 현장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Mnet의 ‘슈퍼스타K’ 출신인 서인국 김그림 김지수가 경쟁 프로인 MBC ‘위대한 탄생’의 백청강 이태권 정희주와 한데 모여 인사를 주고받은 것이다. 오디션 프로 출신 가수가 경쟁사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슈스케’와 ‘위탄’이 앞 다퉈 예비 가수들을 탄생시키고 있지만 이들을 방송가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방송과 가요계에서는 “경쟁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을 견제하기 위해 막는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퍼져 왔다. 가수 이선희는 멘토로 참여하게 된 ‘위탄2’의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MBC ‘강변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뒤 다른 방송사에 나갈 수 없었는데, 1980년대에 있었던 일들이 아직도 이뤄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날 녹화 현장은 이처럼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녹화에 앞서 대기실에서 만난 출연자들은 “TV에서 보고 꼭 한번 만나고 싶었다”며 흠뻑 반가움이 담긴 표정으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슈스케에 지원했다가 슈퍼위크(최종 10명을 가려내는 과정)에서 떨어진 위탄의 정희주는 “오디션 프로 출신들이 가수가 돼 활동하는 걸 보면 남 일 같지 않아 응원하게 된다”며 “사람들이 어느 프로그램 출신인지 잊을 정도로 모두가 활발하게 가수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월 미니앨범을 내고 정식으로 데뷔한 슈스케의 김지수는 “오늘 위탄 친구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반가웠다”며 “위탄과 슈스케 모두 방송사만 다를 뿐 같은 꿈을 꾼 사람들이니 견제하기보다 함께 어울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자신의 콘서트에도 이태권을 초대했다.
이날 여섯 명의 출연자는 ‘프라이데이’(김지수) ‘흑백사진’(이태권) ‘맨 인 더 미러’(정희주) ‘너 밖엔 없더라’(김그림) ‘닿을 수 없는’(백청강) ‘셰이크 잇 업’(서인국)의 순으로 노래한 뒤 마지막엔 동방신기 버전의 ‘풍선’을 함께 불렀다.
객석에서 열심히 응원하던 백청강의 팬 김지은 씨(26)는 “MBC가 아닌 다른 방송 무대에서 백청강을 만날 수 있어 방청권 경쟁이 심했다”며 웃음 지었다. 관객 곽다정 씨(30)는 “오디션 프로를 예선부터 본선까지 죽 지켜봤기 때문에 이들이 데뷔하면 꼭 아는 사람이 무대에 선 것처럼 반갑다”며 “음악 프로에서 이들을 좀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녹화분은 9월 7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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