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활의 김태원, 가수 임재범, 백두산의 유현상과 김도균, 기타리스트 신대철 등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서 록음악 혹은 그 계보에 관심에 쏠리고 있다. 이들 모두 록을 기반으로 한 밴드의 보컬과 기타리스트 등으로 활약하며 한국 록의 한 켠을 든든하게 지켜온 버팀목이기도 했다. 그 계보를 따라 오르면 수많은 밴드들이 1960년대 이후 미8군 무대 등을 통해 활약하며 록의 불모지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 가운데 그룹 사랑과 평화가 있다.
1979년 오늘, 5인조 그룹 사랑과 평화가 부산에서 첫 리사이틀을 펼쳤다. 15일과 16일 서울에 이은 두 번째 무대였다. 이들 역시 미8군 무대에서 뛰어난 연주 실력과 감각으로 이름을 얻었지만 정작 대중적으로 인기를 모은 것은 1978년 1집을 발표한 뒤부터였다. 따라서 이들의 리사이틀은 그 자체로도 화제였다.
기타리스트 최이철을 비롯해 송홍섭, 이근수, 김태흥, 김명곤으로 이뤄진 사랑과 평화의 이 무대에는 당대 최고의 밴드인 산울림의 김창완과 활주로, 피버스, 블랙테트라 등 후배들도 함께 했다. 무엇보다 작가 최인호가 인사말을 하고 윤형주가 기획, 송창식이 음향을 각각 맡아 화제를 모았다. 사랑과 평화의 ‘한동안 뜸했었지’ 등 대중가요사에 남을 명곡을 만든 이장호 역시 후원자를 자임하며 무대를 도왔다.
펑키한 리듬에 새로운 분위기의 음악을 만들어낸 사랑과 평화는 ‘한동안 뜸했었지’ 외에도 ‘장미’, ‘뭐라고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어요’ 등 귀에 익은 노래를 남겼다. ‘울고 싶어라’의 이남이 역시 사랑과 평화에 합류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이 노장 밴드의 연주와 음악은 젊은이들에게도 흥겨움을 준다.